정기신용위험평가 결과 91곳은 사실상 퇴출 대상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부실 징후가 나타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이 올해 157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 영향으로 부실징후기업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들의 2020년 정기신용위험평가 결과 157개사를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3508개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대기업 4곳과 중소기업 153곳이 부실징후기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대비 대기업은 5곳, 중소기업은 48곳 각각 줄었다.
부실징후 중소기업 수가 줄어든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전체 부실징후기업 중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되는 ‘D등급’이 91곳으로 60곳 감소했고 정상화 가능성이 큰 ‘C등급’은 66곳으로 7곳 증가했다.
정기신용위험평가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과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한 차례씩 재무위험, 영업위험 등을 평가해 부실징후기업을 선별해내는 작업이다. C등급은 채권단의 워크아웃, D등급은 법정관리 등 자체 회생절차를 밟아야 하는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다.
금감원은 금융권의 유동성 지원 효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내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평가 결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부실징후기업 수가 줄어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업종별로 보면 금속가공 17곳, 도매·상품 중개 13곳, 부동산 13곳, 고무·플라스틱 12곳, 기계장비 12곳, 자동차 12곳 등이다. 기계장비, 전자, 부동산, 자동차 업종은 작년보다 각각 23곳, 8곳, 6곳, 5곳 줄어든 반면 철강, 고무·플라스틱 업종은 작년보다 3곳, 2곳 늘었다.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2조3000억원(대기업 7000억원·중소기업 1조6000억원)이다. 이중 은행권의 신용공여액이 1조8000억원으로 78.3%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개인 채무자에 대해 이뤄진 대출·만기연장·보증 등 금융지원 규모는 올해 2월부터 지난 4일까지 261조1000억원에 달한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향후 금융지원이 종료될 경우 잠재된 신용위험이 표면화할 우려가 제기된다.
금감원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워크아웃 등을 신청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채권은행이 사후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일시적으로 경영 위기를 겪는 기업은 채권은행의 신속 금융지원·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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