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만 AI서비스 사용자 대화 분석
올해 키워드 코로나·트로트·기생충·넷플릭스
홈 서비스 사용량 증가…VOD 콘텐츠 상위 장르는 예능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생활 변화가 인공지능(AI) 빅테이터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KT는 AI 서비스인 ‘기가지니’의 270만 사용자들의 대화를 종합해 2020년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 말해랭킹을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KT가 AI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들의 발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국내에서 가장 뜨거웠던 화두는 단연 코로나19였다. 서비스 통계 분석에서도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간이 증가한 결과가 나타났다. KT는 ‘기가지니 말해랭킹’을 2019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기가지니의 올해 월평균 발화량은 전년대비 6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AI 스피커를 더 자주 이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가장 발화량이 많이 증가한 키워드는 ‘코로나’, ‘트로트’, ‘BTS’, ‘기생충’, ’넷플릭스’로 집계됐다.
◇홈 서비스 사용량 전년대비 늘어…‘집콕’ 증가 확인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기가지니 이용 패턴도 홈 서비스 위주로 나타났다. 특히 헬스장 이용이 어려워지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3월부터 현재까지 ‘홈트레이닝’ 관련 발화량이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요가(113.7%)’, ‘스트레칭(102.6%)’, ‘필라테스(96.5%)’와 관련된 발화가 전년대비 크게 상승했다. ‘다이어트(48.5%)’, ‘복근(68.0%)’ 관련 발화도 증가했다.
집에서 가볍게 즐기는 스낵게임도 늘었다. 끝말잇기, 나라 맞히기, 난센스퀴즈 등의 스낵게임은 2019년 대비 이용량이 128% 상승했다. 특히 끝말잇기 서비스는 인기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해 평시 대비 10월 이용량이 173% 증가했다.
◇AI 키즈서비스 ‘랜선 육아’ 인기
‘핑크퐁 칭찬하기’, ‘소리동화’, ‘스콜라스틱 AI튜터’ 등 기가지니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인 키즈 서비스는 이용량이 전년대비 140% 상승했다. KT는 이를 코로나19 상황으로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경우가 많아져 놀이와 교육을 위해 다양한 AI 키즈 서비스를 이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기가지니 노래방 서비스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8월 이후 상반기 대비 이용량이 61% 증가했다. 트로트와 가요 외에도 동요인 ‘섬 집 아기’가 타 인기곡들을 제치고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최근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아기와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 늘면서, 자장가로 많이 불리는 ‘섬 집 아기’의 인기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노래방 서비스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에 신규 발매된 곡들보다는 기존 음원이 강세를 보였다. 드라마 OST와 트로트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순위 1위는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2위 ‘아로하(슬기로운 의사 생활 드라마 OST)’ 3위 ‘섬 집 아기’ 순이다.
◇ VOD에서는 예능이 키즈콘텐츠 앞질러
음악, VOD 등 미디어 활용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19년 음성으로 VOD를 실행한 건수 톱10 장르는 각각 키즈 5편, 예능 5편이었으나, 2020년에는 예능이 7편에 키즈가 3편으로 순위가 역전되어 성인들이 많이 시청하는 예능이 강세를 보였다.
VOD 실행 콘텐츠 순위에선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2019년 VOD 실행 1위는 압도적으로 ‘뽀로로’였고 이어 ‘나는 자연인이다’, ‘맛있는 녀석들’ 순이었으나, 2020년에는 ‘맛있는 녀석들’, ‘런닝맨’, ‘나는 자연인이다’가 1위에서 3위를 차지하고 뽀로로는 4위로 떨어졌다.
KT는 “이러한 예능 VOD의 강세를 코로나로 인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들뿐 아니라 직장인과 학생 등 기가지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성인 연령층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로트는 올해도 인기를 끌었다. VOD의 경우 2019년 미스트롯의 이용량 대비 2020년 미스터트롯의 VOD 시청 건수는 376% 증가했다.
더불어 음악감상에서도 트로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기가지니 출시 초부터 항상 가장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동요’ 카테고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중 트로트 가수의 순위가 소폭 상승했다. 2019년 인기 뮤지션에는 트로트 가수가 홍진영(6위), 나훈아(9위)가 자리했으나 금년도에는 ‘나훈아’(4위) ‘임영웅’(6위), ‘영탁’(7위) 3명의 뮤지션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기생충’과 관련된 대화는 지난 2월 아카데미 수상 시점에 평월 대비 472% 상승했는데, 관련 발화 순위는 1위 기생충, 2위 봉준호 감독, 3위 송강호 4위 오스카상, 5위 조여정 순이었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감독이나 배우 등 관련 정보 탐색으로까지 확장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에는 기가지니로 넷플릭스를 감상할 수 있게 되면서 넷플릭스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프로야구에 대한 대화도 지난해 대비 48%가 증가했다. 올해 무관중 경기가 지속되며 집에서 야구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KT 위즈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로 7~11월의 KT 위즈 관련 대화는 전년 대비 194% 늘었다.
최준기 KT AI/BigData사업본부장(상무)은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 따라 집콕생활이 늘면서 기가지니를 각 가정에서 더욱 적극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해 고객이 즐길 수 있는 더욱 스마트한 AI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