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6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미 의회의 대선결과 승인을 막고 그 과정에서 최소 4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난입을 선동한 결과다. 이번 사태는 대통령제 종주국의 민낯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중계돼 충격을 줬다. 미국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 정치가 부른 민주주의 대참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P와 로이터 통신, CNN과 폭스뉴스 등 미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 의회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최종 확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시위대의 의회 난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시위대가 의회로 향하기 전 백악관 앞에 모인 시위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선 결과에)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위대 난입을 선동했다. 이에 시위대는 국회의사당을 에워쌌고 일부는 의사당 내에 진입, 의원들이 대피하면서 대선결과를 최종승인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무장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최소 시위대 4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대통령제 종주국이자 양당제 모범국가의 민주주의 전당이 폭력으로 얼룩지는 모습은 방송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년간 정치공학적인 갈라치기, 분열과 선동의 정치가 계속되면서 극심한 진영 대결이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 사회의 분열과 혼란은 대선 캠페인 기간 더욱 심화됐다. 이로 인해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미국 내외를 막론하고 높던 상황이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20일)을 불과 2주 앞두고 대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늘 미 의회, 헌법, 국가 전체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 행위에 직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간) 4년 간의 독성 있는 정치와 의도적 허위정보가 의사당 점거를 부채질했다" 또 "오늘 폭력은 자신이 패배로 끝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 의회에 있는 많은 이가 불을 붙였다"고 분노를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