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간 일자리가 22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만7000명 감소 이래 11년만의 일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3년 만에 '1년간 취업자 감소 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엔 무려 128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코로나19 때 보다 약 6배 많은 실직이 발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IMF 외환위기 당시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태의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개점휴업 상태로 극심한 불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엔 아예 도산이 속출했다.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한꺼번에 수십 명은 기본이고 수백, 수천 명씩 직장을 떠나야만 했다.
위기 때 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취업자 감소는 반복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엔 8만9000명이 감소했다. 그 이후 12년만인 2020년에 처음으로 취업자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또,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외 멀리 보면, 37년 전, 1984년 오일쇼크가 덮쳤을 때도 7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코로나19 때가 IMF 외환위기 때보다 실직 숫자는 아주 작다고 하지만, '22만 명의 실직'의 속살을 보면 정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임시직과 일용직 일자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경기위기 등 어려울 때 마다 '힘없고 약한 자'가 항상 피해를 더 입고 있다. 실제 2020년 임금 근로자 중 상용직은 30만5000명으로 오히려 2019년 보다 2.1% 증가했다. 그러나 상용직도 12월로 갈수록 증가세가 둔화됐다. 임시직은 31만3000명, 6.5% 감소했고, 일용직은 10만1000명, 7.1% 줄었다. 그런데, 임시직과 일용직 감소세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고용시장뿐 아니라 가계지출에서도 경제위기 때마다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현상'은 반복됐다. 개인소득 중 소비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을 보면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소득 하위 1분위의 가처분 소득을 보면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엔 -25.3%이었다. 그러나 소득 상위 5분위는 -5.9%에 그쳐, 4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경제위기 닥치면, 자기 주머니 돈이 부족한 소득 하위층은 쓸 돈이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2020년 1분기 코로나19 확산기에도 소득 하위 1분위의 가처분 소득은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소득 상위 5분위는 6.5% 증가하면서, 무려 33배가량 격차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가격 폭등, KOSPI지수 3000 돌파 등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에서 양극화도 빠르게 심화 되고 있다. 당황한 20,30대들은 대출을 하여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를 하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다. 소득 및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어 경제격차가 커지면 경제공동체가 붕괴된다. 사회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위기의 경제공동체를 살려낼 지혜와 서로에 대한 양보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