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벼 품종 간 유전적 차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고속대량분석 마커’ 1225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나라 고품질 밥쌀용 벼 품종인 ‘온대 자포니카형’ 품종은 인디카 등 다른 품종과 달리 유전적으로 서로 가까워, 품종 간 차이를 구별하는 분자 마커 개발이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우량 계통을 미리 선발해 육종기간을 단축시키는 마커도움선발법의 활용은 물론, 키다리병 저항성 등 유용한 특성의 유전자 발굴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삼광벼, 일품벼 등 우리나라 벼 13개 품종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약 74만 개의 단일염기서열변이(SNP)를 발견했고, 이를 기반으로 많은 양을 한 번에 빠르게 판별할 수 있는 KASP 마커 1225개를 개발했다. KASP 마커는 DNA상의 단일염기서열변이와 DNA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기반으로 한 마커로, 영국에서 개발된 것이다. 이번 연구로 우리나라 벼 품종의 유전적 차이를 빠르게 탐지할 수 있는 충분한 수의 분자 마커를 확보함으로써 마커가 부족해 마커도움선발법을 활용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했다. 이 마커는 현재 우리나라 벼 육종이 필요한 키다리병 저항성, 수발아 저항성 등 유전자 발굴을 위해 국립농업과학원과 국립식량과학원, 대학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산업진흥센터에서 고속대량유전자형분석시스템을 이용해 KASP 마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하루 약 5만 점을 분석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Plants’지 9권(2020년 11월)에 게재돼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농촌진흥청 한정헌 유전자공학과장은 “현재까지 개발된 KASP 마커 세트를 벼 육종기관과 대학 등에서 마커기반 우수 계통선발, 유용 유전자 분리, 형질연관 마커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벼 분자 육종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