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소방서 예방홍보팀장 소방경 김현수
[매일일보 서정욱 기자] 지난 1월 말, 소방공무원을 지망한 21세 청년이 아파트 복도에서 발생한 화재에 적절한 대처로 많은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119 신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이 후 10여분 동안 옥내소화전을 열어 화재 진압에 성공했고 그 와중에 검게 그을린 얼굴과 유독가스를 마셔 호흡곤란의 고통으로 잠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안정을 취했다고 합니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칭찬받아야 마땅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90년대 초반 헐리웃 영화에서 근육질의 우람한 유치원 교사가 화재를 가상한 훈련에서 어린 원생들에게 대피를 유도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장면이나 지진 시 일본 어린 학생들이 책상 아래로 숨어 머리를 보호하며 한 줄로 신속하게 대피하는 영상이 떠오릅니다. 최근 화재발생은 줄어들고 있지만 인명피해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그 동안 화재가 발생하면 직접 불과 맞서 싸우는 교육을 해 왔습니다. 소화기와 옥내소화전과 같은 초기 화재진압을 위주로 교육을 해 왔습니다. 시대상을 반영한 교육이었기 때문에 틀렸다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 부족한 소방 인프라가 그 원인이었지만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통신수단의 다양화, 소방 능력의 양과 질적 향상, 그리고 실험과 연구를 통한 행동 변화를 요구할 만한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악의 화재를 가상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대형 화재에 탈출하는 데 3분이 소요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대피에만 소요된 시간이며, 타 행동을 추가하지 않은 것입니다. 화재 시 사망원인 1순위는 연기입니다. 화재 시 가구들과 같은 연소물질은 순수 목재보다 접착제와 같은 화학물질을 포함하여 열분해로 고체입자나 숯, 검댕, 미지의 가스로 호흡 곤란과 의식 소실을 가져오며, 시야 확보을 어렵게 합니다. 사람에게 5m의 시야확보면 초당 1m를 이동할 수 있지만, 2.3m의 시야 확보면 이동능력이 초당 0.4m로 줄어듭니다. 시야 확보가 곤란하면 대피가 곤란해집니다.
화재 시 수건에 물을 적셔 호흡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공간에 늘 있는 21%의 산소는 화재 시 3분 30초만에 마른 수건의 도움을 받으면 산소 농도 6.4%의 산소를 얻지만, 젖은 수건은 18.8%의 산소를 호흡할 수 있습니다. 젖은 수건 수분은 호흡에 필요한 필터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피난에 필요한 최소 산소 농도는 15% 이상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옷깃에 입을 막게 되면 짧은 시간만을 버틸 수 있습니다. 화재 시 복잡한 구조나 밀폐된 장소에 있다면 더더욱 신속한 대피가 필요합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