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테마주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히 파평윤씨(坡平尹氏)가 오너인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인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웅진’은 상승제한폭(29.93%)까지 오른 1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웅진’은 지난달 25일부터 주가가 꾸준히 올라 이달 들어서만 71.98% 급등했다. 같은 기간 관계사인 ‘웅진씽크빅’도 23.39% 오른 3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 20.50% 상승률을 기록했다. ‘웅진’의 윤석금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본관이라는 배경에서다.
영어 교육 업체 ‘NE능률’도 29.93% 뛴 751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NE능률’은 이달 들어서만 139.17% 폭등했다. 이 역시 한국야쿠르트 최대주주인 윤호중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점에서 테마주에 포함됐다.
이 밖에 윤 전 총장과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윤석열 테마주로 엮인 ‘덕성’과 덕성 관계사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덕성’은 23.86% 오른 1만2200원으로 마감했으며, 이달 들어서만 79.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덕성우’도 4.65% 뛴 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급등한 ‘덕성’이 윤석열 테마주로 묶인 이유도 단순하다. 1959년생 이봉근 덕성 대표이사와 1960년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비슷한 시기에 서울대학교 법대를 다녔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산업체 ‘서연’ 역시 사외이사인 유재만 감사위원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출신이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에 묶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사퇴 후 실시된 첫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교통방송(TBS) 의뢰로 지난 5일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4.9%)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들이 뚜렷한 연관성도 없고 실적과도 관계없는 만큼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펀더멘탈 등과 무관하게 선거일 전후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주가 특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