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사태에 여야가 내부 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투기 근절 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했다. 대부분이 부당이익 환수와 처벌·벌금 수위를 강화한 것이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공직자 투기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자, 이른바 ‘LH 투기 방지법’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우선 여당에서는 문진석 의원이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주택지구 지정 또는 지정 제안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누설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개정안에는 처벌 대상을 관련 기관 종사자뿐만 아니라 미공개 주요 정보를 받은 자를 포함하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도입해 필요 시 추가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장경태 의원도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누설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고, 부당하게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은 몰수 또는 추징하도록 하는 법을 발의했다.
진성준 의원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 등 이른바 ‘공직자 투기 방지 3법’을 발의했다. 법 적용 대상을 업무 관련성이 없어도 정보를 이용한 자로 확대하고 처벌 수위도 부패 방지법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해, 징역 7년 이하 또는 벌금 7000만원 이하로 강화했다.
실거주 목적 외의 부동산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부모 봉양과 상속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에 신고해야 하는 부동산거래 허가제 도입의 근거 조항도 마련했다.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에는 4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 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이용할 우려가 있는 공직자 모두에게 재산신고 의무를 부여했다.
국민의힘도 법안 발의에 적극적이다. 송석준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부패방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LH 임직원이 내부 정보를 누설할 경우 형법상 공무상비밀누설죄의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처벌을 강화하고,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로 얻은 이익은 몰수·추징하도록 했다. 지구 지정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은 지구 지정 전에 취득한 토지를 신고하도록 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당사자가 입증토록 했다.
김용판 의원은 LH 임직원의 비밀누설 금지 의무 기간을 퇴직 후 3년까지로 확대하고, 비밀 누설과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에 대한 처벌수준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토지, 주택 등의 거래 계약을 무효화하고 형량을 최대 8년으로 상향할 뿐만 아니라 위반행위로부터 얻은 이익을 몰수 또는 추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했다.
이밖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투기이익을 얻었을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투기이익의 3~5배의 징벌적 벌금을 부과하고 투기이익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5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