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정치테마주의 상승률이 심상치 않다. 이달 들어 150% 넘게 오른 종목도 나왔다. 급등 종목 대부분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주였다.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관련주도 오르고 있다. 테마주 이상등락에 투자경고종목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E능률의 주가는 이달 들어 151.97% 올랐다. 국내 증시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9% 상승한 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 상황과 무관하게 나홀로 폭주한 셈이다.
NE능률의 주가 상승은 윤 전 총장이 사퇴하며 차기 대선 유력후보로 떠오른 영향이다. NE능률은 윤 전 총장과 혈연으로 엮이며 ‘윤석열 대장주’로 불리고 있다. NE능률의 최대주주가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윤씨 종친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NE능률은 파평윤씨 집성촌 논산에 회사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점도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다.
NE능률은 윤 전 총장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NE능률은 현저한 시황변동에 따른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과거 및 현재 당사의 사업과 윤 전 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다.
NE능률만 오른 건 아니다. 다른 ‘윤석열 테마주’인 푸른저축은행(83.49%), 아이크래프트(79.25%), 덕성(71.54%), 금강철강(67.12%), 서연(66.89%) 등도 폭등했다. 하지만 이들도 자신의 사업과 윤 총장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기는 마찬가지다.
서울·부산 보궐 선거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LH사태 등으로 야권 지지율이 오르자 유력 후보의 테마주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관련주인 진양산업은 이달 들어 69.04%나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이달 주가 상승 상위 10위권 내 7개 종목을 정치테마주가 차지했다. 정치테마주는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 외에 특별한 사유 없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줄줄이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푸른저축은행, NE능률, 덕성, 서연탑메탈, 웅진이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로부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 투자자가 해당종목을 매수할 경우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하여야 한다. 아울러, 신용융자로 해당종목을 매수할 수 없고, 해당종목은 대용증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주가가 추가적으로 급등할 경우 매매거래정지 및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거래소는 선거철이 다가오며 정치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제19대 대선 기간에도 거래소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검찰과 합동으로 ‘시장질서확립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이상급등 종목을 집중 관리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의심 거래가 발견된 종목에 대해 심리를 거쳐 금융당국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