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잘나가던 중국 상장지수펀드(ETF)가 추락하고 있다. -2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당국의 긴축 전환 우려로 증시가 하락한 영향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타이거 차이나전기차 솔라엑티브’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4.79%를 기록했다. 해외주식형 ETF 중 가장 저조했다. 거래대금도 37.49%나 감소했다.
‘킨덱스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는 -22.36% 수익률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종목은 거래대금이 87.21%나 감소했다.
이 밖에 ‘타이거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 ‘아리랑 심천차이넥스트(합성)’, ‘코덱스 심천차이넥스트(합성)’, ‘타이거 차이나바이오테크 솔라엑티브’ 등도 20% 이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형 ETF 수익률 하위 1위에서 17위를 모조리 중국 ETF가 차지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달 21일만 해도 해외주식형 ETF 수익률 5손가락 중 4종목을 중국ETF가 차지했다. ‘코덱스 차이나항셍테크’는 한 달 수익률이 17.94%나 됐다.
중국 ETF의 하락세는 불안정한 중국 증시 영향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한 달 5.70% 하락했고, 항셍지수도 3.80% 하락했다.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중국 당국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 방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양회에서 6% 이상의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며 경제 정책 정상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1∼2월 주요 경제 지표가 시장 전망을 웃돌며 경기 회복 흐름이 확인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각각 작년 동기보다 33.8%, 35.1%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경제 회복이 덜 팽창적인 통화 정책의 징조로 해석되면서 중국 주식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중국 증시의 조정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시적인 조정장을 일부 종목의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긴축 우려가 현실화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3월 중국 증시의 조정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