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바이든 행정부 대외정책 전망과 우리 외교에의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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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바이든 행정부 대외정책 전망과 우리 외교에의 함의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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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지난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 중 하나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의 복귀였다. 또한, 산업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셰일산업을 지원했던 트럼프와는 달리 캐나다 알버트 주의 석유를 미국 남부로 수송하는 송유관 건설 사업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를 유럽연합(EU)이 적극 환영하고 있음에 비추어, 특히 탄소배출 저감 노력은 글로벌 아젠다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지난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 중 하나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의 복귀였다. 또한, 산업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셰일산업을 지원했던 트럼프와는 달리 캐나다 알버트 주의 석유를 미국 남부로 수송하는 송유관 건설 사업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를 유럽연합(EU)이 적극 환영하고 있음에 비추어, 특히 탄소배출 저감 노력은 글로벌 아젠다로 다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들은 탄소 누출을 막기 위해서는 탄소 국경세(Carbon Adjustment Border Tax)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향후 관련 논의가 본격 공론화되거나 또는 공론화에 진전이 더딜 경우 선진국들에 의한 국내 조치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캠페인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언명한 바 있다. 그러나, 작년 11월 중국이 포함된 15개국이 RCEP을 체결했고, 일본 등 11개국이 운영 중인 CPTPP에서는 미국이 발을 뺀 상태이어서 이 지역에서 중국이 통상 질서를 주도해 가는 것은 통상문제 이상의 함의가 있으므로 미국의 복귀는 시간문제일 뿐 당연해 보인다.

그 과정에서 현행 협정에 더하여 구성 국가의 확대(그동안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가입이 회자되어 왔고, 최근에는 브렉시트 후의 영국이 가입 의사를 표명), 디지털경제, 환경 등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는 시도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신행정부의 대외적 스탠스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며, 시행방식도 실무상향식으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칫 오바마 식 전략적 인내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으나, 지난 2월 25일 시리아 내 이란 민병대 시설을 전격 공습한 일은 필요시 단호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우리측 중재에 따라 김정은과의 빅딜에 기대를 갖고 세 번의 정상 대면을 가졌지만 실패하였다. 돌이켜보면 트럼프는 북한이 미국을 직접 겨냥하여 도발하지 않는 한 한국의 안보 및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은 듯하다. 집권 후반기 턱없는 방위비 인상 요구와 병행하여 간간히 터져 나온 주한미군 감축 겁박은 우리 안보 현실에 비추어 매우 위험한 언행이었다.

거기에 비하여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과의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수차 표명했고, 최근에는 방위비 분담 협상도 적정한 선에서 마무리되고 있다는 뉴스가 있어서 우리 안보에는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김정은으로부터 러브레터를 받았다는 사람과 그를 깡패(Thug)라고 지칭하는 사람의 북한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신행정부의 스탠스가 바뀐 것이 자명한 만큼 북한 바라보기로 일관해 온 우리의 스탠스도 조정되어야 공조가 이루어질 것 임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결코 간단치 않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우리의 억지력을 유지하는 일이다.

미-중 간의 대립은 이제 국제 질서를 신냉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갈등과 대립은 한국외교에 있어 난제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가는 원칙 있는 외교를 펼쳐 나가야 한다. 정치체제가 다르고 신념과 가치가 다르다 해서 상대가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한 선린우호의 기초 위에 평화 공존해야 함은 당연하나 원칙 없이 사대하는 것은 스스로 약해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본 글은 지난 15일 SK이노베이션 전문 보도채널 ‘SKinno News’(//skinnonews.com)에 실린 글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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