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약 일주일 앞두고 여권에서 이명박(MB)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사찰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공개했다. 특히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그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규명 특위(국정원특위)는 30일 MB 정부 당시 국정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곽노현 전 교육감 등 지방자치단체 인사들과 배우 문성근씨 등 진보 성향의 문화인들까지 총 35명을 사찰한 문건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은 이들을 사찰하고 퇴출시키는 전략을 논의하는 안을 상세히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이 지사에 대해서는 2014년, '이 시장의 국정운영 저해실태'라는 제목으로 "(이 지사는 성남 시장) 취임 이후 지역 내 좌파단체들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진전을 시청 중앙홀에서 개최토록 지원하고 좌파단체 주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 행사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는 등 좌파단체와의 연대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문 전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인터넷상에서 나체의 합성사진과 증권가 찌라시 등을 제작해 공격하는 '심리전'을 개최하자는 퇴출전략이 논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에는 "문 전 고문과 부적절한 관계를 적시한 합성사진을 제작하고 유포, 반응을 보면서 문 전 고문을 공략하는 제2,3탄 사진자료를 집중 투입하자"며 알몸으로 여성과 침대에 뒤엉켜 누워있는 문 전 고문의 합성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다.
이외에도 곽 전 교육감에 대해 2011년 2월 '곽 교육감은 야당 구청장들과 협의회를 개최했고 세금급식 대상 학년과 단가 등을 최종 확정했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등 여권의 반대에 맞서 국민을 상대로 적극적인 세금급식 홍보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시 교육청 주관으로 설명회를 개최키로 결정했다'고 했고, 김 교육감에 대해서도 "지자체장과 교육감 선거 관련해서 지역별 특이한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여권에서는 배포처에 현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인 박 전 당시 수석이 포함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규명 전체회의에서 "2010년 상반기에만 국정원 사찰성 문건 14건의 배포처에 박 전 수석이 포함돼 있다"며 "청와대 홍보기획관 시절 4대강 반대단체 사찰 의혹은 시작에 불과하다. 정무수석이 보고받은 사찰 내용은 정치, 정책, 민간, 언론 모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계속 모른 채 잡아뗄 것이냐. 부산지역 시민단체도 박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직권남용 혐의자로 고발했다. 당 차원의 대응도 특위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