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출산율 1위는 3.1명의 이스라엘, 한국은 출산율 0.84명으로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꼴찌다. 그것도 압도적인 꼴찌다. 한국의 바로 앞 푸에르토리코만 해도 1.2명이다. 현재 추세라면 한국 총인구는 2100년께 1650만 명대로 쪼그라들고, 2300년경이면 100만 명에 미달이다. 사실상 국가의 소멸이다.
출산은 둘째 치고 혼인율은 어떨까? 혼인율도 계속 감소 중이다. 1980년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이 10.6건이었는데, 2017년 5.2건, 2018년 5.0건, 2019년 4.7건으로 내려갔다. 2019년 수치는 1970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런데 이렇게 결혼도 안 하고 출산도 안 하는 것이 모두 청년층의 탓일까? 그들은 왜 결혼도 하지 않고 출산도 하지 않으려는 것인가?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고,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출산을 못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붕괴됐다. 또 집을 가질 수 없는 부패 구조가 방치되고 있다. 이에 더해 40대 조기 퇴직이 일상화 되고 있다. 그러니 미래를 꿈꾸며 가정을 꾸리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된 것이다.
결혼을 하려면 생계 부양 능력도 중요하지만 거주할 공간도 필요하다. 그런데 힘 좀 있고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힘과 돈으로 정보를 샀다. 그 정보로 땅을 샀다. 그렇게 그들은 수억을 빌려 수십억을 챙겼다.
땅은 주식이 아니다. 오래도록 묵혀둔다고 해서 성장하며 자기 가치를 갖는 자산이 아니다. 정보 타이밍만 맞으면 오늘 사서 내일 팔아도 수십억을 챙길 수 있다. 거기에 나무를 심어놓고 농업인 행세를 하면 땅값에 더해 웃돈까지 벌수 있는 환상적인 시스템을 구현했고 실제 증명됐다.
지난 4년간 노동자 평균 연봉이 3096만 원에서 3360만 원으로 9% 인상되었다. 집값은 30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6억4000만 원에서 11억4000만 원으로 78% 올랐다. 집으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더니 이제는 집으로 돈을 버는 게 나은 세상이 다시 되었다.
저출산이 지속되면 청년들은 고령화 사회 속에서 기성세대를 자신들의 세금으로 부양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사학은 경영난에 처하고, 교육 인프라도 무너지고 있다. 연간 20만명이 필요한 신규 군 병력도 저출산으로 인해 병력축소가 불가피하고 이것은 국방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경제활동인구도 줄어 국가 경제 동력 또한 서서히 쇠퇴할 것이다.
이미 지난해 정부와 지자체는 저출산 예산으로 45조 원이나 썼다.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있다. 그런데 방향이 틀렸다. 저출산 정책은 경제정책이다. 청년들이 일할 곳과 머물 곳부터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일과 집을 해결되면 출산율은 회복될 수 있다. 합계출산율은 우리 사회의 미래 가치를 나타내는 청년들의 채점표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