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1분기 차량 인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700달러(78만7300원) 선에 다시 다가섰다.
5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날 662달러에서 4.43%(29.3달러)증가한 691달러를 기록했다. 또 장중 최고가 708.16달러까지 매수 주문이 쇄도하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가 700달러를 터치한 것은 지난 3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 중국과 미국‧유럽 시장 실적을 등에 업은 1분기 실적 호조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1분기에 18만338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18만480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그전까지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17만9757대 생산, 18만570대 인도한 것이 최대치였다.
1분기 고객 인도량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6만8000대보다 많다. 대부분은 모델3과 모델Y이고, 모델S와 모델X는 지난 분기에 2000대 가량 고객들에게 인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의 분기별 고객인도 실적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이번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도 상대적으로 고가인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시장의 테슬라에 대한 수요가 입증된 것이 시장을 안심시킨 시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늘고 있고,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보조금을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3월 열린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수소차와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테슬라는 2019년 미국 외 첫 생산기지로 상하이에 공장을 지었으며 몇 달 전 부터 모델Y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면서 테슬라의 판매실적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또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 2조3000억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가운데 1740억달러(약 197조원)을 미국 내 전기차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크게 올랐다. 미국 내 전기차 공급망을 확충하고, 전기차 구입에 세제 혜택 등이 제공되면 미국 내 전기차 대표 기업인 테슬라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전기차 산업의 대장이 테슬라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바이든의 대규모 인프라 정책의 목적인 미국 경제의 건전한 회복, 중국과의 기술 격차 확대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같이 테슬라의 판매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목표가를 상향하는 분석가도 나오고 있다. 투자업체 웨드부시의 분석가인인 대니얼 이브스는 이날 테슬라의 12개월 목표가를 950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했다.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의 제시 코언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 실적은 “다음 랠리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불꽃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테슬라는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말하는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테슬라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15억241만달러(1조6962억원)에 달한다. 올해 1월(9억3915만달러)뿐만 아니라 주가 조정 국면인 2월(3억443만달러)과 3월(2억3198만달러)에도 순매수액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