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전쟁서 이재용 절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를 진두지휘할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오 군수는 이날 보낸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 병원서 퇴원해 구치소로 복귀한다는 보도를 보고 두서없이 이렇게 펜을 들었다"며 “그(이재용 부회장)가 있어야 할 곳은 구치소가 아니라 경영 일선이어야 했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느냐”며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다.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해 코로나와 경제 전쟁에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에게 읍소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재계를 넘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 회장은 최근 이 부회장 사면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 경제를 위해 이 부회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이 부회장이) 최대한 빨리 경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SNS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해 반도체 전쟁에 백의종군하도록 하면 안 되냐”며 “이 부회장을 2년 6개월 동안 꼭 감옥에 가둬야 하는가? 무엇인가 불편하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세계가 반도체 전쟁을 벌이는데 우리만 혹시 장수의 발을 묶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 부회장을 석방해 청년 일자리 확보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삼성이 사활을 걸고 국가를 위해 기여하도록 하면 안 되겠냐”고 반문했다.
충수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수술을 받은 이 부회장은 애초 3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 진단에 따라 지난 9일 구치소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이번 주까지 추가로 입원 치료를 받으며 상태를 지켜보기로 한 상황이었다.
이 부회장은 수술과 입원 등으로 몸무게가 7㎏가량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료진이 상태를 더 지켜보자고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괜찮다. 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구치소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