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9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배출 결정과 관련,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의 입장 간 상이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오염수 외교 실패를 시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 이후 전 국민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 국무부가 오염수 방출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해서 공분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 이후 미국 정부의 반응이 우리 입장과 상이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적합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한미 간 입장이 같다고 했다. 정 장관은 "미국도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IAEA 적합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우리 정부와 같다"며 "하지만 결정 직후 미국 정부의 반응이 우리와 상이한 부분이 있어서 미국에 우리 입장을 확실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했다. 또 "주변국뿐 아니라 태평양 연안국, 유럽연합(EU)과 유엔 인권이사회, IAEA에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에 많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제적 의견을 결집해서 이 문제가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또 '일본이 오염수를 방출하면 일본 전지역 모든 수산물 대해 전면적 수익금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해야 한다'는 김 의원의 주장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실효적 대응 방안을 모두 다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이 유엔해양법 또는 국제관습법 따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대응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3일 일본이 국무회의를 열고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정식으로 결정하자 미국 국무부는 당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지지의사를 밝혔다. 또 지난 17부터 18일까지 방한한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는 정 장관과 만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에 대해 미국이 개입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