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하수봉 기자] ‘작지만 강한농업’을 기치로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선도적인 농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추진된 김포시의 강소농 육성사업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의 세월동안 김포시농업기술센터(소장 이광희)에서 추진한 강소농 육성사업은 많은 도전과 어려움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강소농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김포시가 거둔 성과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조명해 본다.
◇‘십만양병’의 마음으로 농업 경쟁력 확보
강소농 육성은 임진왜란을 앞두고 국방력 강화를 위해 율곡 이이 선생이 ‘십만양병설’을 주창했던 마음과 유사하다.
외국산 농산물로부터 우리 농업을 지키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국 10만 명의 강소농 육성을 목표로 2011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수입농산물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우리의 농산물시장을 잠식해오는 위기상황에서 농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절박함이 그 출발점인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소규모 가족농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도 국제적인 농업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 덴마크 등 농업선진국이 좋은 사례였다.
작은 경영규모로도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경영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맞춤교육․밀착형 컨설팅․자율모임체 특화
기존의 농업인 육성정책은 단편적인 교육이나 자금지원 위주여서 농가들이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고 혁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강소농 육성사업은 경영혁신을 위한 교육과 더불어 ‘경영개선실천노트’를 통해 농가들이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단점들을 파악해 개선점을 찾도록 했다.
또한 농업기술센터의 전문지도사와 시‧도 광역단위로 구성된 강소농 민간전문가들의 밀착형 컨설팅을 통해 실질적인 경영개선 시스템을 마련했다.
농촌진흥청과 시‧도 농업기술원, 시‧군의 농업기술센터의 유기적인 역할분담에 의한 강소농 지원 시스템 구축은 신의 한 수였다.
농촌진흥청을 정점으로 전국적인 우수농가들의 사례를 수집해 각 지역으로 전파하고 강소농 민간전문가들이 인재풀을 구성해 일선 시‧군의 애로사항을 컨설팅하고 해결했다.
개별농가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있는데 김포농기센터는 강소농 교육을 받은 농가 중 비슷한 작목이나 관심사항을 가진 농가를 중심으로 자율 모임체를 만들어 활동하도록 했다.
포도, 체험농업 등 총 9개의 김포 자율모임체는 서로의 농장에 모여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크로스코칭과 함께 공동 브랜드 개발, 맞춤형교육 등 혼자가 아닌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소수정예교육, 집중도 높이며 창업 성과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김포시농기센터의 육성교육을 통해 배출된 강소농은 총 551명에 달한다.
사업 초기에는 양적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많은 인원을 선발해 교육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도전 의지와 열정을 가진 소수정예를 선발해 집중도 높은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며 눈에 띄는 성과들을 내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농촌진흥청 강소농 대전에서 다수의 농가들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2018년에는 강소농 육성분야 기관표창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주최하는 농업인마케팅경진대회에서도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강소농 교육을 이수한 다수의 농가들이 농산물가공, 농촌체험관광 분야 등 6차 산업 관련 사업장을 창업해 운영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소비형태․시장변화 대응 능력 향상 목표
김포농기센터는 올해는 22명의 신규 농업인과 강소농교육 이수 농업인 14명의 신청을 받아 총 36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강소농 육성사업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할 방향은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된 시장환경에 대한 대응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5인 이상 집합금지, 식당 등의 영업시간 제한,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전통적인 대면 소비보다 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등 비대면 유통경로가 활성화 되고 있다.
농업분야 역시 식당 및 학교급식 분야 농산물 수요 감소와 재래시장 등 대면방식의 전통적인 유통망 비중이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시농기센터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올해 라이브 커머스 등 비대면 유통경로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강소농 자율모임체 1곳과 강소농가 3곳에 마케팅 능력 향상지원 사업을 실시해 브랜드 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광희 김포농기센터 소장은 “교육을 이수한 농가들이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는 작지만 강한 농업인 경영체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농업인들에게 이들의 사례가 전파되어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김포에서 강소농 교육을 이수한 농업인들이 정보화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