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오세훈에 발등?… 규제완화 공염불 그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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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오세훈에 발등?… 규제완화 공염불 그칠 수도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4.2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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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강세'에…압구정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실효성‧풍선효과도 우려…집값 잡기위해 추가 규제 가능성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재건축 규제 완화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라는 규제 카드를 먼저 꺼냈다.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 네 곳을 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규제 완화 속도전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추가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와 시의회 등의 협조 없이 오 시장 단독으로 규제를 풀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는 탓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지구(24개 단지) △여의도 아파트 지구와 인근 단지(16개 단지) △목동택지개발지구(14개 단지)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오는 27일부터 발효되며 지정 기간은 발효된 날로부터 1년이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는 해당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토지거래 계약을 체결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 가격의 30%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특히 주거용 토지는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으며 매매나 임대가 금지된다. 투기 세력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지만 집값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정부가 지난해 6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음에도 신고가 경신이 이어졌던 전례가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124.22㎡는 이달 3일 30억5000만원(9층)에 팔렸다. 해당 면적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전만 하더라도 24억∼25억원 수준이었으나 약 10개월 만에 5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84.236㎡는 지난달 20일 25억9000만원(13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도 지난달 22억4000만원(8층)에 매매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개포동, 신천동 등 지난해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옮아가며 집값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 시장은 집값이 요동치는 상황을 일단 모면해야 하고 재건축 규제 완화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추가 규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언해 집값이 상승하고 있으나 풀 수 있는 규제는 거의 없다”면서 “집값 상승의 책임론 회피하고 공을 정부와 시의회에 넘기기 위해 강력한 규제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본부장은 이어 “오 시장이 집값 안정의 확실한 신호를 보내면 정부와 시의회가 규제 완화에 논의에 나서지 않을 특별한 명분이 없다”며 “원활한 주택공급을 적정한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오 시장이 추가로 시장 안정 방안을 내놓는다면 정부도 그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와 서울시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는 주택사업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완전히 다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 안정도 재건축 규제 완화도 정치적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애초 실현 의지도 없었을 것”이라며 “오 시장을 지지하는 계층은 대부분 집값이 안정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의 목표는 분명하다. 재선을 위해 지지층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칠 전망”이라며 “집값 폭등에 분노한 이들이 기득권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정치인을 선출한 탓에 웃지 못할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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