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금융권이 항공·여행사와 손잡고 있다. 두 업계는 업무협약과 제휴를 통해 금융과 관광을 연계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업계 간 상부상조를 통해 코로나19 이후를 미리 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하나은행은 하나투어와 제휴해 ‘하나의 여행 적금’을 출시했다. 하나투어의 여행서비스와 하나은행의 금융서비스가 결합된 상품이다.
적금 가입자는 올해 말까지 하나투어를 통해 예약금 없이 사전 여행 예약이 가능하다. 여행상품 이용자는 하나투어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마일리지 5%를 제공받는다. 여행 후 발급된 확인번호를 하나은행에 등록하면 특별금리 1%를 추가로 적용 받을 수 있다. 여행 대금을 하나카드로 결제시 2% 캐쉬백과 함께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 이후 먹거리를 미리 준비할 수 있고, 하나투어는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날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에게 나쁘지 않다.
하나은행 리테일사업지원섹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친 손님들이 여행의 꿈을 설계하며 일상을 행복을 누리도록 신상품과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향후에도 손님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테마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계열사인 하나카드도 아시아나 항공과 함께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카드는 이달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하나카드로 15만원 이상 결제하면 8월 말까지 탑승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만5000원 하나머니를 9월 말까지 적립해준다.
지방은행도 지역기반 항공사와 손잡고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최근 티웨이항공과 상호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DGB금융그룹은 금융업 전문 역량을, 티웨이항공은 항공 및 관광업 전문 역량을 활용해 이종 사업자간의 협업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협업은 이미 시작되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12일 여행·관광 적금상품인 ‘핫플적금’을 내놓았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티웨이항공 할인권이 지급된다.
대구은행은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되는 비대면 환전서비스 이용 및 상품 가입 고객 대상 이벤트에도 항공할인권을 포함시켰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산업간 경계가 점차 무너지는 시대에 이종 산업 간 활발한 제휴를 통해 디지털 글로벌 뱅킹 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과 관광이 연계된 상품은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여행업계는 약 360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치는 올 9월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늘고 트래블버블, 백신여권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1년여 만에 해외여행 재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