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염증(inflammation)은 우리 몸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감염 조직 부위에서 일어나는 면역학적 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주로 이환 부위가 붓거나 통증과 열이 생기는 급성 염증이 일어난다. 급성 염증은 신체 이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기기 때문에 흔히 ‘착한 염증’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만성 염증이다. 만성 염증은 급성 염증과 달리 신체 이상을 오히려 부추기는 ‘나쁜 염증’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연구에 따르면 만성 염증은 심뇌혈관질환, 치매, 암 등 난치성 질병의 온상으로 여겨진다.
일상 생활 중 미세먼지·고혈당·고혈압·식품첨가물·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몸과 마음이 혹사당하면 염증성 단백질이 조금씩 만들어진다. 염증성 단백질이 온몸에 퍼지면 온갖 만성·중증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만성 염증이 무서운 이유는 이 같은 질환들이 발견되기 전까지 겉으로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즉 단기 국지전 같은 급성 염증과 달리, 만성 염증은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몸을 망가뜨린다.
한 가지 염두에 둘 부분은 좋은 면역 상태에서는 착한 염증 반응이, 나쁜 면역 상태에서는 나쁜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좋은 면역 상태를 유지하고 가꾸기 위해서는 ‘장'(腸) 건강이 핵심이다. 왜냐하면 채네 면역세포의 70~80%가 장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면역 상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내 유익균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장내에는 100조개 이상의 균이 살고 있다. 이 균들은 장에 유익한 ‘유익균’, 장에 유해한 ‘유해균’, 때에 따라 유익균도 유해균도 될 수 있는 ‘중간균’으로 구성된다.
유익균을 충분히 늘리려면 해당 균이 많이 포함된 발표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으로는 김치, 된장, 청국장 등이 있다. 그리고 가급적 곡류, 채소류 등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 식물성 식품은 장낸 유익균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만성 염증’을 초래하고 있는 나쁜 면역 상태를 일컬어 담(痰)이라고 부르며 여러 침·탕약치료 등을 통해 장 건강을 도모하고 만성 염증을 치료했다.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열 가지 질병 중 아홉 개는 담으로 인해 생긴다’는 뜻이다.
만성 염증 치료 즉 다른 말로 치담(治痰)을 위한 제일 중요한 경혈이자, 만성 염증이 내 몸에 많이 쌓였음을 스스로 잘 알아낼 수 있는 중요한 경혈점은 풍륭(豊隆)혈이다. 풍륭혈은 정강이뼈 중간 지점의 바깥쪽 약 3~4cm에 위치해 있다.
풍륭혈은 소화기에 담이 자리하고 있을 때 반드시 선택하는 혈자리다. 담이 소화기에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설탕을 좋아하는 사람이 겪는 증상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풍륭혈을 침이나 뜸으로 자극하면 단 것의 유혹을 뿌리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평상시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차만 타면 멀미가 나며 어지럽다’, ‘이유 없이 기운이 없으며 식은땀이 난다’,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몸이 떨린다’, ‘불안하며 우울하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풍륭혈에 24시간 동안 분구침이나 은단을 살짝 붙여 자극하면 좋은 치료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