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여야가 부동산 이슈 주도권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당은 4·7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부동산 정책 손질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 부동산 세제 완화 등을 두고 찬반이 갈리면서 결론에 이르지 못한채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이 고심하는 사이 국민의힘은 선제적으로 자체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며 여당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나섰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세부담 경감과 대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자체적인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이슈 선점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겠다며,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와 1주택 실거주자의 세부담 경감을 담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대책은 서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규제가 핵심이다. 실거주 서민주택의 경우 취득세 면제 일몰기한을 당초 올해 말에서 2024년 말까지로 3년 연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들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우대비율을 기존 10%포인트(p)에서 20%p로 확대하고, 소득기준과 주택가격 기준도 상향한다는 안이 담겼다.

또 생애최초 주택 구입 시 취득세 감면 대상의 기준 소득을 현행 7000만원 이하에서 9000만원 이하로, 주택가격은 수도권 4억원에서 6억원(비수도권 3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인 주택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 단기적인 주택공급을 유도하고 주택시장의 숨통을 틔우겠다고 했다. 실거주 1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으로는 우선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 상한제를 도입해 직전년도 공시가격의 5%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1가구 1주택자 재산세 특례기준을 기존 6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고, 종부세의 경우도 1주택자 감면기준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 수준(90%)으로 동결하며 주택 고령자‧장기보유자 공제율을 최대 90%까지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실거주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겠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2009년부터 변함이 없던 종부세 부과 기준을 물가상승률 등 국민경제 수준에 맞게 조정하고, 고령자 등 세금폭탄으로 고통받는 1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당은 당내 부동산특별위원회를 재출범하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손질에 들어갔지만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25일 부동산 정책 의원총회가 예정됐었지만 27일로 연기됐다. 이날 회의에는 부동산 세제 조정안과 주택 공급대책 방안이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나 입장 정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의총에서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복수의 안이 올라갈 전망이다. 특위 차원에서 단일안을 제시하는 대신 △종부세 완화 보류 △과세 기준 12억원 상향 △상위 1~2% 부과 △1주택 장기 거주자·고령자·무소득자에 대한 과세이연 등의 방안이 동시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LTV와 DTI 등 대출규제 완화안 역시 이견이 좁혀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산세 감면안은 의총에 단일안으로 상정돼 당론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9억원 구간 주택에 대해 재산세를 0.05%포인트 깎아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주택을 살 때 취득세 경감 방안과 1주택자의 양도세 면제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은서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