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반려동물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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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반려동물을 대하는 자세
  • 매일일보
  • 승인 2021.06.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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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15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3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공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4가구, 사람 수로 환산하면 1448만 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한 명 이상이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 한 마리를 양육하는 데만 매달 11만 원(반려견 가구의 80% 이상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음) 가량을 쓴다고 하니 반려동물에 쏟는 정성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 반려동물 위한 프리미엄 펫푸드, 자동 급식기, 자동 급수기, 홈 CCTV, 전용 장난감까지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반려동물의 시대다.
그런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아직 반려동물 시대에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이다. 지난달 말 법원에서는 맹견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고 산책시키다 지나가던 소형견을 물어 죽게 하고 소형견 주인에게도 상해를 입힌 견주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해 논란이 됐다. 소형견 주인을 다친 혐의만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소형견의 죽음은 맹견 주인에게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가 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생명이 물건과 동일하게 취급되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행히 법무부도 동물을 일반 물건과 구분하는 민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방송 예능에서도 반려동물과의 공존의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는 모습도 보인다. 이제 우리나라도 진정한 반려동물 시대를 향해 가는 느낌이다. 한국의 작가들 중에서도 진정한 반려동물 시대를 앞당기는 데 공헌하는 작가들이 있다. 특히 노준 작가는 동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작품에 담아온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 속 동물들은 귀엽고 깜직한 외모와 함께 마치 사람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처럼 똑바로 서 있는가 하면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이런 동물의 의인화가 그의 작품의 일관된 특징이다. 동물을 사람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의인화된 동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동물을 물건 취급하려는 마음이 절로 사라지게 된다. 사람과 동등한 인격체는 아니지만 동물도 하나의 생명으로서 ‘격’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혹시 주변에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지인이 있다면 그와 함께 노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게 어떨까. 물론 1500만 반려인들에게도 감상을 권하고 싶다.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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