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다고 밝혀진 당 소속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및 출당 권유조치를 내린 가운데 해당 의원들 상당수가 불복 의사를 밝히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불복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징계위에 회부해 제명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측 간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될 경우, '육참골단'이란 평가마저 희석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의원들을 위무하며 재차 '선당후사'를 호소했다. 이에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을 받은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즉각 탈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이번에 문제가 된 저희 누님 등 지인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3월 언론보도 때 전혀 관련 없다고 여러차례 밝혔고 권익위와 몇몇 언론에서 제기한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도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한다"면서도 "민주당 지도부의 탈당 권유에 따라 오늘자로 탈당하겠다"고 했다. 이날까지 탈당 권유를 수용한 의원은 임 의원을 포함해 6명이다.
반면 김한정 의원은 탈당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뒤 부동산 정책에 책임있는 인사들을 색출해 조사해야 한다며 청와대까지 겨냥했고, 김회재 의원은 송 대표를 직접 찾아 탈당 권유 철회를 요구하면서 "불법이 있었다면 제가 극단적 결정도 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또 윤미향 의원의 남편은 당 지도부를 향해 거친 비난을 퍼붓는 등 해당 의원들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 일원인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에 나와 "본인들이 탈당을 않겠다고 하면 당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릴 것"이라며 "이미 지도부 입장이 나간 상태여서 아마 제명 쪽으로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스스로 탈당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제명되는 수모를 당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처럼 당내 후폭풍이 거세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화살을 국민의힘으로 돌리며 국면전환에 힘쓰고 있다. 송 대표는 "감사원법 제 24조3항에 따르면 입법부·사법부 공무원은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는 것은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의심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오후 감사원을 방문, 감사 의뢰 요구서를 제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감사원 감사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며 민주당을 향해 추가로 감사원 전수조사를 함께 받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