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턴어라운드] 보따리상 의존 낮추고 ‘중국 공세’ 대비 절실
상태바
[면세업계 턴어라운드] 보따리상 의존 낮추고 ‘중국 공세’ 대비 절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1.06.10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출 95%가 외국인… 중국 면세점은 세계 1위 올라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사진=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면세점 매출이 늘어나며 외형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어나는 모양새지만, 실제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중국 면세점의 시장 공략이 거세지면서 이에 대한 대비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55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58%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던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매출의 95%가 외국인의 지갑에서 나왔다.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수는 5만353명으로 작년 4월 11만7737명 대비 절반 이상 줄었지만, 매출액은 50% 이상 늘었다. 외국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이 구매액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보따리상 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매출 비중은 66%에 불과했지만 2019년 82%, 지난해에는 93%에 달했다.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경쟁도 심화 되면서 송객수수료 비율도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매출 대비 송객수수료 비율은 2019년 약 8%, 지난해 13%, 올해 1분기 25%에 달했다. 면세점들이 사실상 매출 ‘몸짓’만 키우고 있는 셈이다.
중국 면세시장의 성장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중국 정부는 외화가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11년 하이난을 내국인 면세 특구로 지정하는 등 자국 면세시장을 키우려고 파격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영국 유통·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 세계 면세점 시장 4위였던 중국 국영기업 중국면세품그룹(CDFG)은 지난해 66억300만유로(약 9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롯데와 신라는 2, 3위를 유지하긴 했으나 매출이 각각 37.1%와 39.1% 하락하면서 중국 면세점에 역전을 당했다. 그동안 국내 면세점의 장점은 가격과 품질 경쟁력으로 꼽혀왔다. 보따리상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매입해 현지에서 30% 정도 비싸게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규모를 앞세운 중국의 공략은 한국 면세점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면세시장 공략에 맞설 대책 마련과 지원 마련이 필요하고 입을 모았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규모를 앞세운 중국 면세점들이 브랜드 유치에도 적극적이다”면서도 “다수의 보따리상이 중국 면세점으로 넘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안정적이면서 다양한 수익구조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