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 종자 생산 농가실증시험을 실시한 결과, 안정적인 생산량을 확보함에 따라 풀사료 종자 국내 생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2018년부터 IRG 파종방법과 적정 질소 시비량 등 다양한 재배법 개선과 종자 생산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은 농가실증시험을 통해 올해 6월, 새만금 간척지에서 헥타르(ha)당 2톤의 종자를 수확했다. 수확량이 관행기술을 적용했을 때(1.9톤)보다 약 9% 증가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9월∼10월경 새만금 간척지 5공구에 있는 재배지(3.5ha)에 ‘코윈어리’ 종자(15kg/ha)를 점뿌림 방법으로 기계 파종했다. 튼튼한 IRG 이삭을 확보하고 쓰러짐을 줄이기 위해 질소비료는 관행보다 적은 45kg/ha를 뿌렸고, 그 결과 식물체 키는 74㎝, 이삭 수는 1083개/㎡로 확인됐다.
IRG는 줄기와 잎이 부드러워 가축 사료로 알맞고 수분이 많은 토양에도 잘 견디며, 논뒷그루(답리작) 재배가 가능한 작물이다. 국내 연간 총 IRG 종자 소요량은 2019년 기준 약 6000톤으로, 연간 2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중 국내 품종은 약 1800톤(31%)을 차지하며, 대부분 미국 오레곤주에서 생산된 것을 들여온다.
농촌진흥청은 내년에도 간척지에서의 농가실증시험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대규모 풀사료 종자 생산에 대비해 수확 후 건조 및 정선 기계를 개발하고 있으며, 논뒷그루 재배에 적합하도록 겨울철 추위에 잘 견디고 수확기가 빠른 품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국내 개발 IRG 우량종자의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간척지 종자 생산 기술 시범사업과 농가 기술 보급에 힘쓰겠다”며 “대규모 IRG 종자 생산 기반이 새만금 간척지에 마련됨으로써 국내 풀사료 종자 자급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북 김제시 광활면 새만금 간척지에서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 김학두 씨는 “새만금 간척지에 풀사료 채종단지가 조성됨으로써 국내 IRG 종자 자급률이 향상되고 농가 소득도 증대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