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업 ‘빚투’한 한국콜마, HK이노엔 상장으로 재무건전성 회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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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업 ‘빚투’한 한국콜마, HK이노엔 상장으로 재무건전성 회복할까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1.07.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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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원 빚으로 1조3000억원 CJ헬스케어 지분 매입
순차입금 2017년 1150억원 → 2020년 1조5000억원
HK이노엔 상장으로 재무건전성 확보할까… 8월 공모 예정
한국콜마 실적견인 HK이노엔… 상장 위해 유상증자 단행
한국콜마 사옥 전경. 사진=한국콜마 제공
한국콜마 사옥 전경. 사진=한국콜마 제공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차입금으로 제약 기업 인수를 강행했던 한국콜마가 자회사인 HK이노엔의 상장을 시도한다. HK이노엔의 상장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그룹 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화장품 사업부문의 부진과 CJ헬스케어 인수로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한국콜마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비율은 149.14%다. 올해 1분기도 148.26%로 큰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부채와 자본의 양이 같으면 100%, 부채가 클수록 수치가 커진다.
한국콜마의 현재 부채비율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CJ헬스케어를 인수한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HK이노엔의 모회사 씨케이앤과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를 인수했다. 당시 한국콜마와 씨케이엔은 각각 3000억원과 6000억원의 차입금으로 인수비용 1조3000억원을 마련해 CJ헬스케어의 지분 50.1%를 사들였다. 이를 계기로 2017년까지 101.0%에 그쳤던 한국콜마의 부채비율은 약 160% 수준까지 급등하게 된다. 2017년 115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1조4900억원으로 12배 이상 불어났다.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떨어진 상태다. 당시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재무적 투자자에게 한국콜마가 한 해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은 3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자비용의 부담이 커지자 한국콜마는 지난해 12월 지주사 내의 제약 CMO(위탁생산) 사업 부문을 매각했다. 기존 주력 사업이던 화장품과 제약 CMO 사업부문에서 제약 사업 부문을 떼어낸 것이다. 당시 제약사업과 콜마파마에 대한 매각가는 4500억원 규모로 한국콜마가 당초 제시했던 5100억원보다 약 600억원 적은 금액이었다. 이후 한국콜마는 지분 약 52%를 보유한 HK이노엔을 출범해 제약사업을 전개한다.
HK이노엔은 현재 한국콜마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HK이노엔의 지난해 매출액은 5972억원으로 지배기업인 한국콜마의 매출액 6092억원에 육박했으며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1868억원을 올려 한국콜마 매출액 규모인 1723억원을 넘겼다. 그럼에도 부채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는 지난달과 4월 2회에 걸쳐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HK이노엔의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전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주력하던 사업인 화장품 사업은 부채 상환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해외 법인들이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미국과 중국 등 해외 법인이 기록한 당기순손실은 433억원에 달한다. 현재 한국콜마는 상장을 통해 부채를 줄이고 사업부문은 전통의 화장품 제조 부문과 함께 제약, 건기식 사업부문을 각각 같은 비중으로 키울 방침이다. 다만 화장품 부문은 성장세가 지지부진하고, 건기식 부문은 사업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당분간 제약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당초 주력사업이던 화장품 사업의 비중을 나눠 제약과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에 배분하려는 계획이었다”며 “지난해 지주사인 한국콜마 내의 제약사업부문을 매각하며 지주사의 매출규모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지만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며 “다만 HK이노엔이 백신 사업을 신규 추진하며 매출이 1400억원 가량 늘었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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