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코로나 시대, 예술도 자연과의 공존이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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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코로나 시대, 예술도 자연과의 공존이 화두
  • 매일일보
  • 승인 2021.07.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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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 태화강 은행나무 숲1길, 세라믹, 가변 크기, 2020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사진제공=장준석 작가
장준석, 태화강 은행나무 숲1길, 세라믹, 가변 크기, 2020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사진제공=장준석 작가
코로나 4차 대유행에 예정된 기획전시 리셉션이 취소됐다. 이제는 무덤덤하다. 그런데 코로나에 무더위까지 기승이다. 숨 막히는 폭염에 파란 하늘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그나마 한국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미국은 50도에 육박한 살인폭염이라고 한다. 주방에서 조리되어야 할 조개들이 해변 가 위에서 모두 익어 입을 쩍 벌린 채 조개찜이 되어버린 사진은 충격이었다. 요즘은 정말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또 인간도 자연생태계의 구성원 중 하나임을 절감하게 된다.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약 800만 종이며 그 중 인간이 저지른 자연환경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최대 100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수십 년 안에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종의 존폐는 머나먼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전 세계가 직면한 과제로, 우리의 욕망을 위해 해하고 가공되었던 것들이 되돌아오는 것을 눈앞에서 체감해야하는 순간이다. 그래선지 문화예술계도 환경에 대한 각성과 치유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장준석 작가는 ‘꽃’이라는 조각에 물을 주는 퍼포먼스가 대표작으로, ‘꽃’ ‘숲’ ‘별’ ‘볕’의 생태를 자세히 관찰하는 태도를 갖고, 관객과 생태를 어떻게 관계시킬지 탐색해온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느 평론가는 그를 “숲을 그리지 않고 숲을 표현하는 미술가”라고 부른다. 그가 지난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발표한 ‘태화강 은행나무 숲1길’ 작업은 ‘숲’ ‘꽃’ 문자가 새겨진 세라믹 타일로 나무와 나무 사이 산책길을 꾸민 작품이다. 관객이 산책할 길에는 1700개 모든 세라믹 타일에 ‘숲’ 그리고 그 옆 생소한 우리 고유의 야생초들이 문자로 적혀있었다.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생명체의 소중함을 알리고 인간과 자연,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들은 더 있다. 이미지와 사운드, 관람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인터랙티브 아트의 전형을 보여줘 온 김승영 작가는 사람과 환경 사이의 진정한 대화와 이해를 담은 ‘세상의 모든 꽃’을 선보이고 있다. 또 고상우 작가는 멸종위기 동물 얼굴에 심장을 상징하는 하트를 그려 넣는 네거티브기법 촬영 사진 작업을 하고 있고, 한성필 작가는 인간과 자연, 문명과 지구,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로 남극 사진 작업으로 기후문제를 상기시켜왔다.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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