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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장마가 끝나고 폭양(曝陽)이 작열하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온열질환 등 폭염(暴炎)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상청이 발표한 예보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이제 완전히 끝났으며, 7월 20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전역을 덮어 이번 주 낮 기온이 최고 38도 이상으로 치솟는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여름은 무더위의 장기간 지속이 예상됨에 따라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는 ‘폭염 주의보’와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는 ‘폭염 경보’가 잦을 것은 물론 야간의 외부 온도가 최저 25℃ 이상으로 숙면하기 어려운 밤인 ‘열대야(熱帶夜, tropical night)’가 자주 발생하고, 도심지역에 내뿜는 에어컨 실외기의 열기와 녹지 부족으로 주변보다 기온이 더 올라가는 ‘열섬현상’과,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반구형 지붕(돔, dome) 모양의 열막을 형성하고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는 압력솥 뚜껑 같은 역할을 하면서 기온을 계속 끌어올리는 ‘열돔(Heat Dome)현상’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폭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겠지만 우선 전력난과 온열질환을 들 수 있다. 전력거래소는 절기상 중복인 7월 21일 최대 전력 수요를 오후 5시 기준 88.93GW(잠정치)로 집계했다.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 7월 15일 88.6GW였는데, 다행히도 걱정했던 전력 수급 비상사태는 없었다. 전력 사용량이 치솟으면서 이날 전력 예비력은 10.2GW, 공급 예비율은 12.1%까지 내려갔지만, 수급 차질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통상 예비력이 10GW 이상이면 전력 공급이 안정됐다고 평가한다. 예비력이 5.5GW 이하로 떨어지면 ‘전력 수급 경보’를 발령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일상이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기기 가동률을 높이고 있고,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야외활동이 줄어들고 실내 체류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를 높이고 있어 폭염에 따른 전력난에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을 일컫는다. 온열질환의 종류로는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외부의 열 자극에 기능을 상실하여 발생하는 열사병(Heat stroke),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여 발생하는 열탈진(Heat exhaustion), 더운 환경에서 강한 노동이나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염분(나트륨) 또는 캄륨, 마그네숨 등이 부족하여 근육경련이 발생하는 열경련(Heat cramp),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하여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열실신(Heat synoope),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위해 혈액 내 수분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몸이 붓는 열부종(Heat edema) 등이 있다.
기상청은 서쪽에는 티베트고기압이, 동쪽에선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는 데다, 6호 태풍 ‘인파’의 열기까지 유입되면서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더 오를 거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폭염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7월 20일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 중 ‘주의’단계에서 전국의 40% 지역에서 일(낮) 최고 기온 33도 이상이 3일 이상 지속할 것이라 예상될 때 내려지는‘경계’단계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였다.
더불어 행정안전부는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취약계층의 보호, △옥외 건설사업장 근로자 건강관리 및 농·축·수산업 피해 예방, △정전 대비 및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등 소관 분야별 폭염대책의 강화를 지시하고, 국민들께서도 “폭염 시 야외활동 자제, 물 자주 마시기 등 국민행동요령을 참고하여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하는 긴급재난문자(CBS, Cell Broadcasting System)와 TV자막방송(DITS, DITS : Disaster Information Transform System)을 발송하는 등 대국민 홍보에 나섰으며, 향후, 폭염이 전국적으로 심화될 경우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발령하여 범정부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한편 소방청에서도 지난 7월 19일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됨에 따라 온열질환자가 급증할 것에 대비 구급출동 태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119구급대 폭염 관련 출동현황을 분석해보면, 2019년 온열질환자 수는 폭염특보가 가장 많았던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집중되었고, 2020년에는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8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증가한바 있다. 특히, 2020년 119구급대가 출동해 응급처치한 전체 온열질환자 686명 중 72.6%(498명)가 12시부터 18시 사이에 발생하였고, 전체의 26.8%(184명)가 바다, 강, 산, 논밭에서 발생해 낮 시간대에 논밭일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소방청은 폭염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모든 119구급차(1,557대)에 체온계, 생리식염수(정맥주사용, 세척용), 정맥주사 세트, 얼음조끼(iced vest) 또는 얼음팩, 정제 소금, 구강용 전해질용액, 물 스프레이 등 폭염 대응 구급장비 9종을 비치하고 구급대원 특별교육을 실시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119구급차 부재 시 응급의료 공백 방지를 위해 지정된 전국 1,423대의 펌뷸런스(구급차 출동으로 공백이 생길 때 구급활동을 지원하는 소방펌프차)에도 폭염에 대응할 구급장비를 갖춰 예비출동에 대비하는 등 발 빠른 조처에 안도의 한숨을 돌린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7월 20일 발표한 1973년부터 관측된 전국 평균 폭염일수를 살펴보면, 2018년에는 31.5일(열대야 17.7일)로 가장 많았고, 1994년이 31.1일(열대야 17.7일), 그리고 2016년이 22.4일(열대야 10.8일)로 무더운 날씨를 기록하였다. 최근 10년(2011~2020년합계) 동안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총 15,372명이며, 이 중 143명이 사망하였다. 특히, 올해 5월 20일부터 7월 18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36명이며, 이 중 6명(강원 3명, 경북‧경기‧서울 각 1명)이 열사병 추정 사망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9명(사망 없음)보다 약 1.3배 정도 많은 수치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온열질환자 발생이 많았던 2019년(1,841명), 2018년(4,526명), 2016년(2,125명)의 자료(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 질병관리청)를 살펴보면, 온열질환은 주로 실외에서 전체 온열질환자의 76.2%(총 8,492명 중 6,474명)가 발생하였으며, 이중, 실외 작업장에서 29.1%(총 8,492명 중 2,473명), 논·밭 13.0%(1,108명), 그리고 길가 12.1%(1,031명) 순으로 발생하였고, 실내에서도 전체 온열질환자의 23.8%(총 8,492명 중 2,018명, 23.8%)가 발생하였는데, 이중, 집에서 11.1%(944명), 실내 작업장 5.8%(497명), 그리고 건물 26%(219명) 순으로 발생하였고,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실외에서는 작업장이나 논·밭이 더 위험하고, 실내에서는 집이나 작업장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하다.
특히, 온열질환자 5명 중 1명(21.9%, 총 8,492명 중 1,859명)은 50대에서 발생하였으며 실외 작업장에서 많았다. 길가와 논·밭은 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집에서는 고령층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어르신들의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자는 땀샘의 감소로 땀 배출량이 적어지고, 체온 조절기능이 낮아지며 온열질환을 인지하는 능력도 약하기 때문이다.
온열질환자 발생 통계를 분석해보면 50대 이상의 중장년층(44.0%), 남성((78.0%), 기저질환자(39.2%), 실외(76.2%), 작업장(34.9%), 주로 낮(12시~17시) 시간대(37.2%)에 많이 발생하였으며, 온열질환의 종류별로는 열사병, 열탈진 순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건강수칙 준수로 사전 예방이 가능하므로 폭염 시 이를 잘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테면 외출 전 기온을 확인해 폭염 시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고, 뙤약볕 실외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 작업을 줄이고, 건강상태를 살펴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인 수분 섭취 등 폭염대비 건강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만 한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심‧뇌혈관질환, 고혈압‧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이 있는 자는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할 뿐만 아니라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의 2/3 수준으로 낮추며, 술은 체온을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음이나 과용을 피한다. 가축 축사에서는 창문을 열어 지속해서 환기를 시키고 물 분무 장치 등으로 열을 낮추고, 양식장에서는 양식어류를 꾸준히 관찰하고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얼음을 넣는 등 수온 상승을 억제한다.
또한,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물‧얼음 등으로 몸을 닦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내리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특히,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신속히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