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름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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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름을 기억하라
  •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 승인 2021.08.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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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매일일보] 나는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애를 먹는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본사를 비롯해 2개의 부설기관, 12개 지역본부, 169개 지사 등에 약 4,500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전국 시군구에 자리 잡은 조직인지라 전 직원들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가끔 고맙게도 나를 기억해 주시고 인사를 건네는 직원분들이 있지만 그분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만약 반대의 입장이었다면 나는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까.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의 이름을 다 합친 것보다 자신의 이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어렵지 않게 불러준다면 그 사람에게 미묘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칭찬을 하고 있는 셈이다. 상대방에 호의를 얻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이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지만 46세가 되기 전에 네 개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고 미국의 체신부(정보통신부) 장관까지 오른 짐 팔리(jim Farley)는 성공 비결을 묻는 인터뷰에서 기자가 “듣기로는 만 명의 이름을 기억하신다면서요”라고 질문하자“아니요. 틀렸어요. 저는 5만 명의 이름을 기억하지요”라고 답했다. 짐 팔리는 타고난 싹싹함과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특이한 재능을 바탕으로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대통령 당선에까지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 역시 이름이 갖고 있는 힘을 알고 있었다. 펜실베니아 철도회사에 강철레일을 팔기 위해 고민하던 그는 철강 공장을 짓고 그 공장 이름을 철도회사 사장 이름을 따서 ‘에드가 톰슨 철강 공장’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펜실베니아 철도회사는 레일이 필요할 때마다 최대 유통 업체인 시어스 로벅이 아닌 앤드류 카네기의 철강공장에서 레일을 구입했다. 

이름이 갖고 있는 힘은 명확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나처럼 타고난 기억력을 탓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테지만 사실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다른 사람들의 이름에 집중하고 그 이름이 지워지지 않도록 반복해 기억에 담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자신이 만나는 정비공 이름마저 외우고 기억해 내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고 나폴레옹 3세 또한 자신이 만났던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몇 번이고 상대방의 이름을 써보고 머릿속으로 그 이름과 그 사람의 특징, 표현, 외모를 연결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에 큰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 그러기에 이름을 기억하는 일은 효과적인 칭찬이자 상대방의 호의를 얻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이 간단한 방법을 위해서 오늘부터라도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작은 노력을 해보는 건 어떨까. 나부터 오늘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시간을 내야겠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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