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美, 화이자 부스터 샷 이달 내 승인 목표”
WHO “백신 쏠림현상 심해…부스터 샷 중단해야”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기존보다 한차례 더 맞는 ‘부스터 샷’ 추진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9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NBC ‘언론과의 만남’ 인터뷰에서 “사람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부스터 샷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들은 강한 면역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며 “백신의 보호 효과도 시간이 지날수록 다소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이자 백신은 효능이 90%대에서 84%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곧 부스터 샷을 투여해야 할 정도로 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구에서 화이자 백신 효능은 2차 접종까지 마친 뒤 2개월 후엔 96%, 4개월 후엔 90%, 6개월 후엔 84%로, 두 달마다 약 6%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증 예방 효과는 97%로 더 높았고 6개월 뒤에도 91%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파우치 소장은 부스터 샷 접종이 시작될 경우 고령층과 면역력 취약층이 우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신 접종률 62.3%를 기록 중인 이스라엘은 이미 60세 이상 인구 중 3분의 1이 넘는 42만명이 부스터 샷 접종을 완료했다. 우려했던 부작용도 백신 2차 접종 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 의료관리기구(HMO)인 클라릿이 부스터샷 접종자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8%가 “두 번째 접종 때와 느낌이 비슷하거나 후유증이 덜하다”고 답했다.
이스라엘에 이어 영국과 독일 등도 잇따라 부스터샷 시행을 결정하고 다음 달부터 추가 접종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부스터샷 도입을 확정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을 겨냥해 “적어도 오는 9월까지는 부스터샷 접종을 유예해 달라”고 촉구했다.
선진국·후진국, 북반구·남반구 등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글로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스터 샷으로 인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WHO의 주장이다. 현재 백신을 1회 이상 접종받은 인구의 비율이 북미와 유럽연합(EU)은 60%가 넘지만 아프리카는 3.6%에 불과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접종이 이뤄진 40억회분 이상의 백신 중 80% 이상이 전체 인구의 절반이 안 되는 중상위 소득 국가에 돌아갔다”며 “부유한 국가에서 가난한 국가로의 백신 공급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