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맥도날드가 지난 2017년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논란에 이어 또다시 버릴 식자재를 사용해 왔다는 먹거리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비자들은 맥도날드의 책임회피 하는 듯한 사과문이 올라오자 강력하게 지탄했다. 사과할 방법을 잘 모르는 듯한 맥도날드 사과문이 일을 키운 꼴이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 자체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에 날짜 스티커를 덧붙이는 방법으로 유효기간을 늘려 재사용한 사실이 공익신고자 영상 제보를 통해 드러났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식자재를 자체적으로 ‘유통기한’보다 짧게 기간의 ‘유효기간’으로 설정해왔다. 이는 지난 2017년 햄버거병 논란 이후 원재료의 품질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 및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맥도날드가 2019년 도입한 것이다.
당시 주방을 공개하는 등 맥도날드는 유효기간이 지나면 즉각 폐기한다며 적극적으로 고객의 신뢰감을 얻기 위한 홍보를 벌여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맥도날드의 자랑이던 유효기간 라벨이 2년 만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소비자들은 맥도날드가 법 위반을 하며 벌인 일이 아니였던 만큼 불매운동 보다는 주로 실망했다는 반응 정도만 표출했다. 결정적으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산게 된 것은 맥도날드가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한 지난 4일 직후였다.
해당 사과문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고, 변명에 가까운 입장 표명만 길게 나열해놨다.
한국맥도날드는 1차 사과문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유감’은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할 때 자주 써오던 익숙한 단어로 맥도날드는 사과문에 자신이 잘못한 일이 아님을 은연중에 각인시키 듯한 화법을 선택한 것이다.
해당 사과문에서 맥도날드는 아르바이트 직원인 크루의 개인적 판단에 의한 일로 결론을 내고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알바생의 ‘단독범행’이라며 사건을 덮으려 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아르바이트 직원이 폐기해야할 식재료에 대한 로스율(손실률)을 줄일 의무가 없다. 심지어 이로써 취할 수 있는 이익도 없다.
알바생이 본인의 판단 하에 유효기간이 적힌 스티커를 출력해 붙였다는 맥도날드의 사과문은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고, 아르바이트생에게 책임을 전가해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게됐다.
맥도날드는 해당 이슈가 일어난 뒤 맥도날드는 매장 근무 중 핸드폰 이용금지, 배달 라이더들의 매장 출입금지, 유니폼 주머니 사용 금지라는 행동 제약 수칙을 내렸다. 어디가 아픈지 모른 체 자체적으로 내린 사후 처방은 독이 될 수 밖에 없다.
여론이 안좋게 흘러가자 맥도날드는 지난 6일 부랴부랴 2차 사과문을 통해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전국 400여개 매장에 대한 식품안전 재점검 △자체 기준인 2차 유효기간의 관리 강화 △전 직원 식품 안전 교육 강화 △익명의 핫라인 강화도 약속했다. 하지만 이미 돌아선 여론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맥도날드는 과거 햄버거병 사건에서도 법정에선 패티와 질병 간 인과관계를 증명할 역학조사 자료가 없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법적인 책임을 따져야 할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이렇게 커졌는지 돌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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