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5% 세율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지 2개월 만에 정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9‧13 대책, 2019년 발표한 ‘2018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 2020년 7‧10대책, 지난 6월까지 양도세는 1년마다 개정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렇다 보니 양도세는 난수표다. 보유 주택 수와 보유 기간, 공제율 등을 미적분 고등수학 문제처럼 풀어야 한다. 너무 복잡해 조세 전문가인 세무사도 양도세는 포기한다는 의미의 ‘양포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비판의 목소리 높은 건 양도세 개정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다. 첫째로는 조세정의에 반한다. 최근 조세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경제 주체 간에 조세부담이 심각하게 불공평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양도소득의 최대 82.5%를 부과한다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이것이 조세정의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법률불소급의 원칙에 어긋난다. 법은 그 시행 이후에 성립하는 사실에 대해서만 효력을 발하고 과거의 사실에 대하여는 소급해 적용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주택 취득 시에 세법을 고려해 부동산을 취득하고 자산관리를 하는데 갑자기 법을 개정해 중과하면 법적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하게 된다. 양도세도 양도 시점이 아닌 취득 시점의 세법을 적용해야만 국민이 법을 신뢰할 수 있다.
셋째는 장기보유 우대정책과 정면으로 대치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장기로 보유한 부동산 등을 양도하는 경우에 물가상승 등에 따른 세부담의 증가를 완화시켜 주는 것이다. 이는 장기간 보유했으니 실수요 목적으로 판단해서 세금을 감면해 주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다주택자, 12억 이상의 경우에 감면을 제외하게 되면 주택을 장기간 보유할 실익이 사라지게 된다.
넷째는 물가수준을 반영하지 않는 조세폭탄이라는 점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물가수준을 고려한 혜택인데 혜택을 축소하게 되면 세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30년 전에 2억원에 분양받은 아파트를 지금 20억원인데 잠시 2주택자가 되었다가 매도하고자 하는 경우 세금폭탄의 우려가 있다.
단순 계산으로 양도차익은 18억원이 되는데 30년 전 2억원과 현재의 20억원의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세수증가에 가장 효과적이고 가진 자에게는 어떤 세금을 부과해도 정당하다는 논리의 양도세는 과연 국민에게 양일까? 늑대일까? 아니면 양의 탈을 쓴 늑대일까?
분명한 건 정부가 늑대만큼 무서운 세금을 부과하고자 할 때에는 조세정의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 조세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