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사업 미래 보고 전략적 제휴…인프라 구축 협력 가능성도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현대차그룹이 금호익스프레스 유상증자를 통해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1위 고속버스 업체와 파트너십을 다져 수소전기차(FCEV)의 영역 확장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달 금호익스프레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운송업체에 대한 첫 지분 투자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90억원(9000주), 60억원(6000주)을 출자, 금호익스프레스 지분 약 11%를 확보했다. 금호익스프레스는 고속버스 시장 점유율 30%를 웃도는 국내 최대 고속버스 회사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 결정에는 금호익스프레스의 고속버스 운송사업에 수소버스를 투입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수소트럭과 시내 수소버스 생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소 고속버스’ 공급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내년부터 수소 고속버스 도입이 점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금호익스프레스도 이번 유상증자로 유동성 문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운행량 감소로 유동성이 악화됐다. 지난해에는 1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상용차와 수소차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두 개 부문이 합쳐진 ‘상용 수소차’ 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상용차는 차량 특성상 승용차보다 탄소배출량이 많다. 수소차로 전환 시 탄소저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현대차그룹과 금호익스프레스는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한 협력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충전 용량이 큰 수소 고속버스는 전용 충전시설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 곳곳에 위치한 터미널이 충전소 설립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언급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3월 한국지역난방공사, SK에너지, GS칼텍스 등 8개사와 함께 수소 상용차 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을 설립한 바 있다. 2023년까지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로 설치, 국내 수소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수소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시내버스로는 수소버스인 일렉시티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차량 판매를 넘어 수소차 리스, 수소 충전소 운영, 수소 공급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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