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3.3조) 등 대기업 중심 발행 금액 급증...최근 삼성중공업도 1.2조 유증 결정
유동성 확보, 이자상환 부담없고 부채비율 낮아져 기업신용도 제고해 재무구조 개선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들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이 자본잠식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 정상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다. 또한 투자금을 확보해 현재 사업을 강화하거나 신규 사업을 투자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란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해 기존 주주나 새로운 주주에게 현재 주식 금액보다 25% 낮은 금액으로 판매하며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18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유상증자 규모는 31건을 통해 9조46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14건·1조837억원)보다 무려 8조3768억원(773.0%)이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스피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상증자 발행 건수가 금액이 크게 늘었다. 대한항공 3조3000억원, 포스코케미칼 1조3000억원, 한화솔루션 1조3000억원, 한화시스템 1조2000억원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삼성중공업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7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영업 적자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규 발행 주식 수는 2억 5000만주다. 예정 발행가는 15% 할인율을 적용해 4950원으로 결정됐다. 최종 발행가는 1·2차 발행가액 산정 절차를 거쳐 10월 25일 확정될 예정이다.
신규 발행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500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 10월 28일 청약한다. 구주주에게는 보유 주식 1주당 0.33주의 신주를 배정, 10월 28∼29일 청약한다. 20% 범위에서 초과 청약도 가능하다. 실권주 발생 시 진행되는 일반공모 청약은 11월 2~3일 이뤄진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19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유상 증자를 통해 우선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개발 및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줄줄이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2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0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1126만53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진에어도 이달 영구채(750억원) 발행과 11월 108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1833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에어부산도 다음달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이들 모두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지면서 LCC들이 다시 생존자금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금과 이자상환에 대한 부담이 없고 유상증자로 모은 자금이 자본으로 유입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져 기업신용도를 제고할 수도 있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기업에겐 유상증자가 필수”라며 “하반기에도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기업이 전년 대비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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