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힘내라 ‘코로나 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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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의 백수탈출] 힘내라 ‘코로나 학번’
  • 매일일보
  • 승인 2021.08.1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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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2학기부터 대면강의 확대를 계획했던 주요 대학들이 속속 비대면 강의로 전환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4학기 연속으로 ‘온라인 학기’가 진행될 참이다. 입학 이후 대학 캠퍼스가 아닌 방이나 카페에서 강의를 들으며 대학생활을 한 ‘코로나 학번’ 20·21학번들에게는 특히 우울한 소식이다. 2년제 전문대생들은 잘못하면 캠퍼스도 제대로 밟아 보지 못하고 졸업할 처지이고 코로나 확산으로 졸업에 필수적인 실습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졸업반 학생들의 얼굴에도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대학생활의 큰 축은 수업과 대외활동이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자기 책임 하에 자기 주도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동질성이 강한 중·고등학교 친구들과는 전혀 다른 이들을 만나 새로운 생각도 접해보면서 지적인 성장을 이루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대학 생활의 선물이다. 하지만 코로나는 20·21학번들에게 이런 기회를 앗아갔다. 코로나 학번 대학생들은 비대면에 의한 수업의 질 하락보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점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동기 얼굴도 잘 모르는 데 후배들이 들어오고 온라인으로 동아리 모임도 해야 할 판이다. 그 낭만적인 캠퍼스 축제 같은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학술 토론회나 해외 교류 프로그램 역시 그림의 떡이다. 사자는 태어나서 어미로부터 사냥하는 법을 익힌다. 어미 사자가 사냥감을 향해 바로 달려가지 않고 최대한 몸을 숨기며 접근하는 것도 그렇게 보고 배운다. 어미 독수리는 새끼가 어느 정도 크면 둥지 밖으로 몰아내 떨어지게 한다. 그러면 새끼는 땅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날개를 퍼덕이게 되고 이런 과정이 몇 번 반복되면 어미처럼 높게 날게 된다. 그러나 인간만은 교육을 타인에게서 받게 된다. 교사, 친구, 때로는 이웃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들로부터도 교육이 이뤄진다. 이것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그리고 인간의 교육은 특별한 환경이 필요하다. 교실 또는 강의실, 캠퍼스, 동아리, 실험실, 운동장 등등 그런데 코로나는 이런 것들을 교육으로부터 차단 시켜 버린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건지, 졸업·취업 시기에 외환위기를 맞은 ‘IMF 세대’의 아픈 기억까지 소환된다. 당시 채용의 싹이 말라버려 인턴 자리라도 들어갔다가 끝내 정규직이 되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IMF 세대의 자녀들이 공교롭게도 코로나 학번과 겹친다. 학업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 학번, 그러나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한국의 Z세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기성세대는 그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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