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산업부’ 경제성 조작 이어 공약 지시 논란...文대통령 “매우 부적절...재발하면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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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산업부’ 경제성 조작 이어 공약 지시 논란...文대통령 “매우 부적절...재발하면 책임 묻겠다”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1.09.08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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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즉각 교체해야...누구 닮았는지 스스로 돌아보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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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김정인 기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최근 산업부 일부 직원들에게 '차기 대선 공약과 관련된 어젠다를 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8일 박 차관을 엄중 질책하며 "다른 부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산업부는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과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태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해당 보도 내용을 언급한 뒤 "매우 부적절하다"며 "차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다른 부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앞서 한 언론은 박 차관이 지난달 31일  1차관 직속 기획조정실 주관으로 열린 '미래 정책 어젠다 회의'에서 '대선캠프가 완성된 후 우리 의견을 내면 늦는다. 공약으로서 괜찮은 느낌이 드는 어젠다를 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차기 정부 줄서기'라는 논란이 일자 산업부는 입장자료를 내고 "대선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며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직후 산업부의 해명이 무색하게 문 대통령이 엄중 질책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대선 국면에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정부는 오로지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같은 날 참모회의에서도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히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회복 등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했다. 박 차관의 공약 준비 발언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지시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논란에 대해 야권은 "관가가 벌써 '환승 준비'에 몰두하는 것이 우려된다"며 박 차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직 기강 확립의 본보기로 박 차관을 교체해야 한다"며 "즉각 교체해 공직자들이 줄서기의 퇴행적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 같은 당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런 공무원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누구를 닮은 것인지, 대통령께서 스스로 돌아보라"며 "통계가 마음에 안 든다고 통계청장을 교체했고, 탈원전 감찰했다고 감사원장을 압박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했다고 식물 검찰총장을 만들었다. 이번 정권에 줄 서야 살아남는다는 걸 배웠으니 다음 정권에 줄 대고자 몸부림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산업부 공무원들이 민주당 대선후보를 위해 공약을 만들었다면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에 이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와대 핵심 요직을 거쳐 성공가도를 달리는 그가 청와대와 아무런 교감 없이 그런 간 큰 지시를 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또 "불통 대통령이 이런 일은 왜 이렇게 빨리 반응하는지 그게 더 의아하다"며 "꼬리자르기가 아니라면 문 대통령은 차관을 질책할 게 아니라 실제로 그런 지시가 있었는지 청와대 조사부터 하라. 청와대가 항상 해왔던 것처럼 차관 핸드폰과 이메일만 살펴봐도 금방 의문은 해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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