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회복 기대 벌써 꺼졌나…그룹 시총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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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경기회복 기대 벌써 꺼졌나…그룹 시총 추락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10.06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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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헝다・전력난 악재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증가
주요 그룹 시총 3분기 내 부진하다 연휴 지나 폭락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가격 정보. 사진=연합뉴스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가격 정보.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글로벌 경기 악재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짙어지며 국내 주요 그룹 시가총액도 벼락을 맞았다. 주요 그룹 시총은 3분기 내내 부진하다 연휴 지나서 폭락했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미국 테이퍼링 등 유동성 축소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아시아 역내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금융자본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6일 유가증권시장 및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그룹 전날 종가 기준 시총은 약 83조원으로 개장전 시총보다 5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당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문어발확장, 골목상권 침해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겠다”며 사과했지만 시총 증발은 막지 못했다. 

같은날 삼성그룹 시총은 630조원으로 장전 대비 3조원가량 줄었다. SK그룹은 200조원으로 카카오그룹 못지않게 5조원가량 빠졌다. 또 LG그룹은 131조원으로 약 2조원 감소했다. 현대차그룹만 123조원으로 장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와 달리 삼성, SK, LG, 카카오는 펜트업 수요에 힘입어 코로나19 속에도 주가가 고공행진했던 공통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양적완화 축소 및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등의 우려가 커지자 위험자산부터 외국인의 금융자본 이탈이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헝다그룹 사태, 전력난 이슈와 더불어 원자재가격 상승 부담까지 겹쳐 글로벌 경기 하방 요인이 대두되는 형국이다. 특히 에너지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국의 전력 부족 여파로 생산시설 가동에 차질이 생기는 등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때문에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 6%를 소폭 하회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전날 국내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 기준 79.57달러를 기록해 한달 사이 10달러 가까이 올랐다. 전월 대비 11.66% 상승했으며 연초에 비해선 51.59%나 올라 있다. 이같은 유가 급등은 단기적으로 국내 수출 2위 업종인 SK, GS,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석유산업에 재고 평가 이익을 더해주지만 이후 정제마진이 축소될 수 있다. 

지난 4일 미국의 증산 촉구에도 석유 생산국들은 기존 생산 규모를 11월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해 유가 상승에 압박을 더했다. 석유 생산국들은 차기 회의가 열리는 11월4일까지 기존 생산 방침을 고수하게 된다. 이러한 유가는 천연가스, 석탄과 더불어 최근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최근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9월30일 가격전문기관 플랫츠가 집계한 아시아 지역 현물 LNG 가격은 MMBtu당 34.47달러로 2009년 가격 발표가 시작된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신고가도 올 1월14일 32.494달러였는데 연내 신고가를 두 번 갈아치운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이같은 원자재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켜 미국 등이 금리인상을 서두르는 배경이 되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을 필두로 세계 경제의 유동성 회수가 시작되는 것은 국내 산업에 부정적 변수로 지목된다. 미국의 통화긴축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국내 수출이 늘어날 환율효과로 연결되지만 미국 실물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공존한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통화긴축을 신호탄으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유동성 축소를 시작하면 버블이 심한 것으로 평가받는 위험자산의 가격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세계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대규모 기관투자자, ETF를 포함한 펀드, 글로벌 IB들이 주식과 부동산 등 대표적인 위험자산 보유 비중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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