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 모든 지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발리우드'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자국 영화에 열광적인 인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정도다.
프랑스에서 개장한 오징어 게임 체험관에 들어가기 위해 새벽부터 줄이 장사진을 이루고, 어렵게 들어간 체험관에서는 설탕 뽑기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아마존에서는 진행요원들이 쓴 검정색 가면과 분홍색 점프 수트가 할로윈데이 용품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참가자들이 입었던 녹색 트레이닝복까지 인기 품목에 자리를 올렸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목숨까지 내놓고 게임을 해야 하는 처절한 상황을 긴박하게 그려낸 것도 있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벼랑 끝에 서있는 절박한 사람들이라는 점도 팬데믹 상황과 맞물려 공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K-POP의 BTS도 세계 시장에서 연일 상한가다. 어디 BTS뿐인가. 블랙핑크 또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NCT127, ITZI는 빌도드200에 진입하는 등 다양한 K-POP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K-컬처가 잘 나가면 부수적인 효과도 덩달아 생긴다. 특히 K-푸드의 진격이 눈부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한국 식품이 비상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식품 수출이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세계인의 입맛을 자극한다. 한국 문화와 식품을 좋아하는 해외 팬덤이 확대일로다.
디지털 경제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한국형 디지털 문화가 먹혀들어 가고 있다. 만두와 비빔밥이 주메뉴인 ‘비비고’는 미국이나 아시아 시장에서 날개를 달았다. 동남아 각국에서는 CU·GS25 등 K편의점이 확장 중이고, 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은 없어서 못 팔정도다. 한국 과자나 간식류도 점점 인기몰이에 합류하고 있다.
이웃국가들과 비교할 때 K-컬처의 약진은 더욱 눈부시다. 중국은 미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초라하며 이로 인한 열등감이 매우 크다. 미국에 패권 도전장을 던진 중국에 가장 곤혹스러운 부문이다. 중국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명분으로 전 세계에 ‘공자학원’을 설치하는 강수를 뒀지만,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취지와는 무색하게 공산당 선전기구 내지 스파이 거점으로 지목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판이다. 또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던 일본 문화의 영향력은 갈수록 시들하다. 선정성과 폭력 일변도의 내용으로 공감대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K-컬처는 강대국들의 일방적 혹은 강압적 문화적 침투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게 보편적인 인류애적 정서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요한 점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그대로 시장에 내놓을 것이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재창조해내는 스마트함이 필요하다.
이제 곧 시작 될 ‘위드 코로나’ 시대에 한국에 흥분하는 지구촌 팬덤들을 한국 관광으로 연결, 움츠린 내수 시장 확대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