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지자 중 "이재명 찍겠다" 14% 불과
달래기 급선무인데 與지도부 "일베같다" 비난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확정된 가운데 경쟁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층 중 내년 대선 때 이 지사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15%도 채 미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심지어 이 전 대표 지지층 대부분이 야권 후보 지지로 이탈, 이 후보의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오마이뉴스 의뢰, 지난 11일~12일 성인 2027명 응답,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응답한 이들 중 내년 대선 때 이 지사에게 표를 주겠다고 답한 비율은 14.2%에 그쳤다.
또 이 전 대표의 지지층 중 4자 가상대결(이 후보 vs 윤석열 전 검찰총장 vs 심상정 정의당 의원 vs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이 40.3%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심 의원은 4.9%, 안 대표는 4.0%의 선택을 받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를 윤 전 총장에서 홍준표 의원으로 바꿔 물은 4자 가상대결에서도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들은 13.3%만 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고 홍 의원을 찍겠다는 응답이 29.9%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15% 수준 이탈도 심각하게 볼 상황에서 15% 수준 흡수는 민주당과 이 지사로서는 빨간불"이라며 "대야(對野) 전선 구축 및 대장동 의혹 해소 만큼이나 원팀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전날 경선 결과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지지층을 어떻게 달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을 달래는 게 급선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중재자로서 통합에 앞장서야 할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오히려 이들을 향한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 전날 송영길 대표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공해서 악의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행태는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송 대표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이재명 구속'을 운운한 이 전 대표 측 설훈 의원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캠프 전략실장 겸 대변인을 맡았던 김광진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그런 식의 대응이 원팀에 도움이 될 것인가 (의문)"이라며 "민주당에서 10년 가까이 중앙정치를 했는데 당대표가 패배한 후보의 선대위원장에게 '국민의힘 대변인처럼 한다' 하거나, 지지자들을 '일베 같다'고 말하거나, 당 수석대변인이 당 내 정치인을 상대로 논평을 내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하자는 취지로 후보와 캠프, 지지자 분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