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지난 5월 국내법인 설립 이후 5개월가량 뚜렷한 움직임이 없던 모더나코리아가 핵심 조직 구성을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채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코리아가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위탁생산(CMO) 사업부터 백신 연구·개발(R&D) 분야에 이르기까지 국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더나 코리아는 의학부(Medical), 약물감시(PV), 허가(Regulatory Affairs) 등 특정 분야의 임원급 채용을 마쳤다. 업계 내에서는 PV 담당의 경우 지난 7월부터 글로벌 CRO(임상시험수탁) 근무경험이 있는 인물이 모더나 코리아에서 활동 중이며, 지난 8월부터는 품질 담당이 근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모더나 코리아는 공급망(Supply Chain), 물류 서비스(Customer Services and Logistics), 법률고문(Commercial Legal) 등 제약 사업에 필요한 핵심 분야의 임직원 채용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위한 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 법인 총책임을 맡을 지사장(GM) 부문의 채용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는 법인 설립 후 가장 먼저 GM에 대한 채용 공고를 발표했고 현재 채용 공고가 마감되면서, 일각에서는 주요 임원진에 대한 업무가 이미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중이다. 다만 어떤 인물인지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국내 제약사 출신이 아닌 특정 다국적 제약사 백신 전문가 출신이라는 소문만 존재한 상태다.
앞서 모더나의 한국 현지 법인 설립 계획이 나온 시점은 지난 4월로, 모더나는 제2회 연례 백신의 날(2nd Annual Day)를 열고 한국, 일본, 호주 등 3개국에 법인 설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5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식회사 모더나코리아의 법인설립 등기를 마치고 중요 임원 직군에 대한 채용 공고를 게재하면서 빠른 속도로 국내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약 5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뚜렷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는 않았다.
모더나코리아는 법인 등록 당시 사업 목적으로 △mRNA 기반 의약품 연구개발 △mRNA 기반 의약품 수입, 마케팅 및 유통 △mRNA 기반 의약품 수출 △이와 관련된 모든 사업 및 활동 등을 명시했다.
이때 등기에 명시된 사내이사로는 본사 임원들로 우선 이름을 올린 상태였지만, 최근 국내 사업을 담당할 임원급 인사 채용이 차츰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등기이사가 곧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을 본격적으로 위탁생산하는 시점에 맞춰 모더나코리아도 공식 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바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본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 론자의 공장 등에서 제조된 백신 원액을 들여와 유리병(바이알)에 담고 상표 부착과 포장을 하는 완제(DP)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8월 인천 송도 공장 위탁 생산이 시작됐고, 제품 양산에서부터 본격 생산까지 두 달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곧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백신이 유통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주요 생산 기지로 지정된 만큼 모더나도 한국 지사에 대한 활동을 백신 출하에 맞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더나의 국내 활동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파이가 한층 확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