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전에 임박한 ‘위드 코로나’, 외국의 감염 폭증세 눈여겨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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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목전에 임박한 ‘위드 코로나’, 외국의 감염 폭증세 눈여겨보길
  •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 승인 2021.10.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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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매일일보]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가 누적되고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등 경제·사회 전반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단계적 일상 회복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지난 10월 13일 단계적 일상 회복의 구체적 정책 향방을 논의할 '코로나19 일상 회복 지원위원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지난 10월 23일 오후 2시 기준 국내 누적 접종 완료자 수는 3,594만5,324명으로 전체 인구(5,134만9,116명 | 지난해 말 주민등록 인구 기준)의 70%를 넘어섬에 따라 다음 달부터 시행할 ‘위드 코로나(With Corona | 단계적 일상 회복)’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첫 백신 접종이 이뤄진 지난 2월 26일 이후 240일 만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백신 접종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솔선수범한 국민과 헌신적 의료진 그리고 백신 수급을 위한 당국의 노력이 맞물리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0번째로 높은 접종 완료율을 보였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환영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위로를 드린다. 이로써 단계적 일상 회복의 출발로 불린 백신 접종 완료율 70%를 마침내 넘어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난 10월 25일 공청회에서 단계적 거리두기 완화 초안을 공개하며 다음 달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돌이켜보면, 잠시 인내하고 조금만 참아내면 곧 끝날 줄만 알았던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모든 것을 집어삼켰으며,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일상을 강요했고, 참기 어려운 고통과 시련으로 겁박했다. 백신을 개발하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 치열한 사투의 전쟁을 벌였지만, 아직도 전쟁의 최종승리는 요원한 상태로 결국은 ‘위드 코로나’의 시대로 접어들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영원히 사라지지 않은 체 인류와 공존하고 공생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이웃이 된 슬픈 현실이다.  이 위험하고 불편한 이웃의 손에 치명적인 무기만은 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게 된 만큼, 떨쳐낼 수 없는 코로나19를 인정하고 방역과 일상의 균형을 통해 우리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시작됐다는 뜻이자 공존의 길을 동행하는 차악(遮惡)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의미다. 쉽게 말하면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코로나19가 마지막 '선'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방어적 전략인 셈이다. 코로나19의 종식을 뜻하며 인류의 승리를 의미하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는 어쩌면 역사의 뒤안길에 미아가 될지도 모르는 단어로 추락한 것이다. 급기야 민·관 합동 기구인 '코로나19 일상 회복 지원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문가와 시민들의 뜻을 모으면서 일상 회복 전략과 이행방안을 손질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 22일 ‘코로나19 일상 회복 지원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를 열어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의 첫 단계로 식당·카페 등 생업 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될 예정인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전환의 밑그림이 점차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모처럼 코로나 극복에 대한 희망이 넘쳐날 정도의 희소식이긴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차분하고 냉철한 대응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방심을 먹고 창궐한다는 점을 어느 한순간도 잊어선 안 된다. 이런 가운데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보다도 한발 앞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인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가 하면, 코로나19 델타의 후속 변이인 ‘델타 플러스’가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21일 재택 치료 중인 60대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도중 사망함으로써 ‘위드 코로나’ 시대 의료 대응의 핵심인 재택 치료 체계에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역 당국은 이런 감염 폭증 사례를 눈여겨보고 각별 유념하여 반면교사로 삼아 빈틈없는 ‘위드 코로나’ 계획을 꼼꼼히 챙겨보고 더욱더 촘촘히 짜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만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0월 21일 방역 조치 완화와 함께 실내 활동 증가로 유럽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9일을 ‘자유의 날’로 선포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고 일상으로 돌아감으로써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은 3개월여 만에 하루 신규 확진자 발생 수가 5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자가 폭증하여 비상이 걸렸다. 
비단 영국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 후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거나 해제한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러시아와 라트비아 등 동유럽권 국가들은 신규 확진자 급증세에 다시 봉쇄에 들어갔다. 모스크바시는 대다수 사업장에 11일 동안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 ‘위드 코로나’로 들어가더라도 섣부른 방역 해이(解弛)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경고이자 준엄한 명령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규제를 남겨둔 채 시행한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이 들 국가들이 시행 중인 ‘위드 코로나’나 방역시책들은 실내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백신 패스 도입, 그리고 부스터 샷 접종 등 우리나라에서도 고려하고 있는 것들이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지켜야만 할 방역의 기본인 셈이다.  정부도 그동안 ‘단계적이며 점진적 일상 회복’ 방침을 거듭 밝혀왔다. 방역 수칙을 세 차례에 걸쳐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정책은 바람직한 추진 방향이라고 여겨진다. 아울러 ‘위드 코로나’ 시행 중에도 감염 규모가 급속하게 커질 경우, 일시적으로 일상 회복 조처를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미리미리 확실하고 분명히 알리고 이해를 구함을 물론 경각심과 긴장감의 끈을 늦추지 않고 다잡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유행 규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절히 조절하는 싱가포르 사례는 참고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물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면 방역 규제 완화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어느 것을 언제부터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채택하여 쓸지 그 범위와 속도에 달려있다. 유럽 국가들의 시행 결과와 비교하여 분석하면서 의료 대응 역량과 국민의 위험 수용성 그리고 규제에 따른 피해 정도와 규제 해제의 영향 등을 두루두루 고려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을 찾아내 신중하고 치밀하게 로드맵을 짜야 한다. 또한, 재택 치료 중 사망한 사례에 대응하기 위한 응급 이송 체계의 보완도 시급하다. 이송 수단을 충분히 확보하고, 재택 치료 환자에 대한 촘촘한 기준 등의 실효성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택 치료 도입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일이다. 아무리 증상이 가벼울지라도 집에 있는 확진자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고, 이웃들은 ‘옆집에 확진자가 산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으며, 환자들 집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결국 안정적인 재택 치료 시스템 구축이야말로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한 전치절차이자 선결과제이며 필수요건이다. ‘일상 회복’은 모든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체제 전환에 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대상 1천83명 가운데 76.5%가 '코로나19와 일상이 공존하도록 방역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8월 조사 때 56.9%보다 무려 19.6%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또한 방역체계 전환 시점으로는 '지금이 가장 적당하다.'라는 의견이 41.8%로 가장 많았고 나중에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이 27.5%, 이미 늦었다는 응답이 20.6%였다. 단기간 내 코로나19 종식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요원해진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는 더는 미룰 수 없는 현안 과제로 급부상한 것이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 '실내 마스크 착용 요구 해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3%가, 모임·행사·집회에 ‘인원 제한을 없애는 것’은 70.5%가, 모든 시설 ‘운영시간 제한 해제’는 61.3%가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유럽 국가들처럼 한꺼번에 다 풀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방증이다. 방역 당국은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이런 시민들의 우려를 고려하고 명찰하여 일상 회복을 위한 최종 계획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강조했다. 그렇다. 국민이 과도하게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충분히 설명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위드 코로나’ 시대를 유연하고 선제적이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비하고 대응해야만 한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現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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