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소속 의원 보좌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것"
[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올해 3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발생 이후 반년이 흘렀지만 현실은 변한 게 거의 없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지법’을 악용한 사례를 비롯해 ‘업무상비밀이용죄’에 해당하는 사례들까지 끊임없이 드러났지만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LH와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가 올해 3월4일부터 4월 말까지 공직자 직무 관련 투기행위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해 의혹을 접수한 결과, 55건의 투기 의혹이 접수됐다. 투기 의혹 명단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LH 직원, SH(서울주택도시공사) 직원 등이 포함됐다. 지난 8월 말 발표된 3차 신규 공공택지 관련 투기 의혹에서도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는 총 66건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엔 세종 신도심 개발 총괄을 담당하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서 전 청장과 현직 간부 공무원 2명이 땅 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도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이 아님에도 혈세 171억원을 투입해 청사를 지어두고 직원 절반이 특별공급(특공) 혜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해체’ 수준에 이르는 조직개편을 대안으로 제시한 이후 지난 7월28일 LH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28일 현재까지 ‘LH 혁신’은 정부의 엄포와는 달리 현실적인 변화가 없이 흐지부지 넘어가면서 ‘용두사미’(龍頭蛇尾)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또 이에앞서 국토부는 LH에 대해 주거 복지 기능을 모회사로, 토지·주택 개발 분야를 자회사로 분리하는 개편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회와 LH의 반발로 최종 개편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모회사 주거복지 부문이 자회사 토지·주택 개발 부문에 비해 자금 여력이 부족해 모회사로서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게다가 대장동 의혹이 제기되면서 LH 역할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LH 사태 직후 LH 역할을 지방공기업이 대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대장동 의혹으로 지방공기업보다 LH가 공공개발 관리감독에 더 수월할 것이란 의견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음 정권에서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토위 소속 의원 보좌관 A씨는 “여야와 전문가들 간 견해 충돌로 LH 조직개편안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며 “결국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