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난 발생한 MCU 점유율 1・2위, 르네사스・NXP 나란히 호실적
삼성 인수후보 NXP 3분기 영업이익 무려 2122% 증가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심해진 3분기, NXP와 르네사스 등 관련 제조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수급차질이 발생한 차량용 칩과 무관하지만 미국 바이든정부가 무리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인수 대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는 현지시간 1일 이익이 폭증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2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7억1100만달러로 무려 2122%나 성장했다. 이로써 영업이익률은 24.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1.4%에 불과했던 이익률이 급속도로 확대됐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반도체 칩 부족으로 감산을 실시하고 모바일 생산에 까지 여파가 미친 상황 속에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협상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커트 시버스 NXP CEO는 “시장에서 전례없는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고객사에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까지 견실한 성장을 확신케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르네사스도 3분기 매출 2584억엔, 영업이익 839억엔의 준수한 실적을 발표했다. 각각 전년 동기비 매출은 44.6%, 영업이익은 77%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32.5%로 전년 동기보다 12%포인트 커졌다. 회사는 전분기에 비해서도 이익률이 4.3%포인트 올라 3분기에 가격협상력이 제고됐다.
르네사스는 지난 8월 다이얼로그반도체를 인수해 연결실적에 반영된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영업이익은 802억엔을 기록했다. 사업별로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 매출이 1213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공급난이 발생한 차량용 칩은 차량의 두뇌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으로, 이 시장에서 르네사스는 30%, NXP는 26%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설계에 치중하고 생산은 TSMC가 세계 물량의 75%를 담당하는 구조다.
업계는 이처럼 차량용 칩 제조업체의 배를 불리는 공급부족 사태에 대해 생산설비 부족 문제도 있지만 시장 교란 행위도 존재한다고 의심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부품생산 총량 문제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미스매치 문제에도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TSMC는 고객사 일부의 칩 사재기 정황을 직접 포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량용 칩 공급난으로 막대한 이득을 보는 곳은 따로 있지만 미국 바이든정부가 공급난 원인을 조사하는 명분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도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막무가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SK하이닉스는 애초 비메모리 비중이 작고 삼성전자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고 있지만 차량용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를 취급하고 있다. 공급난이 발생한 칩과 거리가 있으며 그나마도 최근에 진출했다.
한편, 우리 정부와 미국 바이든 정부가 수급난이 발생한 MCU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에 생산투자를 요청해왔으나 이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본래 수익성이 저조했던 MCU는 최근에야 수익률이 급상승했으나 여전히 투자 메리트는 높지 않다”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후발주자를 선택할지 확신하기 어렵고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파운드리에서 이미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어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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