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반발까지 일으킨 종부세…주거안정도 흔든다
상태바
집단 반발까지 일으킨 종부세…주거안정도 흔든다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1.11.2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부세 ‘급등’에 집주인들 ‘위헌 소송’ 추진
다주택자들 세금 충당 위해 월세 전환, 가격 올려
“종부세로 인해 전세의 월세화 가속…시장 불안정 우려”
올해 종합부동산세 세액이 지난해보다 3배 넘게 늘어나면서 ‘세금 폭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납세자들은 위헌 청구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종부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양도세·종부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종합부동산세 세액이 지난해보다 3배 넘게 늘어나면서 ‘세금 폭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납세자들은 위헌 청구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종부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양도세·종부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올해 종합부동산세 세액이 지난해보다 3배 넘게 늘어나면서 ‘세금 폭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조세 저항을 진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납세자들은 위헌 청구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종부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집주인들이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 가격을 올려 임대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의 경우 '세금 폭탄' 수준으로 종부세가 늘어나자 집단 소송에 나서는 등 조세저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만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이끄는 종부세 위헌청구 시민연대는 전국 1000명으로부터 참여의사를 확인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권에 있는 주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소송인단 참여 인원을 모집 중이다. 시민연대는 내년 2월쯤 조세 불복 심판 청구를 제기한 후 위헌 청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위헌청구 시민연대는 △종부세는 이중과세 △사유재산제도를 훼손할 정도의 높은 세율 △주택 수에 따른 과도한 세금 부과는 평등권과 조세평등원칙 위반 △짧은 기간 종부세 인상이 과도해 법적 안정성을 해쳐 조세법률주의 위반 등을 위헌 요소로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종부세에 대한 집단 반발은 정부가 종부세 부담을 늘리는 과정에서 납세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징벌 과세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한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납세자들이 종부세에 대해 공감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금부담을 안기면서 반발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집을 살 때 취득세도 내고, 팔 때는 양도세도 내고 있는데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미실현 이익을 종부세를 부담하니까 조세저항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결과적으로 종부세 부담만 늘어났다”며 “최근까지 집값 상승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세금을 많이 내야하는 다주택자들이 전·월세 가격을 올리거나 전세물건을 월세 등으로 전환하면서 오히려 세입자에게 세금 인상분을 전가할 것이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납부자가 결정됐기 때문에 이번 고지서 발송으로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며 “고지서를 받기 전 이미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증여 수치가 늘어난 점이나 버티기에 들어간 집주인이 많은 것을 고려할 때 당장 부동산 시장의 안정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전·월세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찍부터 종부세 폭탄이 예상되면서 전월세 시장에는 이미 조세 전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123만4000원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0.2%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도 1년 전보다 12.5% 올라 80만원을 돌파했다. 또 서울시 자치구별 월세통합지수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1위와 2위는 송파구(0.71%) 서초구(0.57%)로 세금 부담이 높은 지역들은 서울 평균(0.25%)를 훌쩍 상회했다. 서울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 기준 5만6475건으로, 1~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0~10월 거래량 집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지난해 1~11월 월세 거래량(5만4967건)을 넘어섰다.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후 가장 많은 수치다. 아울러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서울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5만7433건으로, 1∼11월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1∼11월 월세 거래량(5만4965건)을 넘어섰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종부세로 인한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서민 주거환경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심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기대하고 있지만 종부세와 집값 안정과 연관성은 밝혀진게 없다”면서 “다주택자들의 경우 똘똘한 1채 선호도가 높아지고 전·월세 가격은 오르고 월세화도 가속화돼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