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등 다양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주목을 받은 가운데, 내년에도 IPO(기업공개) 열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대형 제약기업보다는 작은 규모에 비해 혁신 기술과 견조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는 최근 5~6년간 주식 시장에서 크게 성장해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업체 수는 2014년 76개에서 지난해 162개로 급증했다.
급증세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달까지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분야에서 18개 내외 업체가 주식시장 상장을 진행했다. 올해 남은 기간 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업체도 아직 남아 있어, 연내 상장 업체가 20개를 넘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더해 내년에 20여개 업체가 IPO를 추진하게 되면, 내년 중에는 코스닥에서 제약·바이오 분야 200호 상장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
키움증권 ‘2022년 연간전망’을 살펴보면 내년 IPO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약 16개사에 달한다. 내년 IPO가 예고된 16개 업체 중 제약·바이오 분야는 9개, 의료기기·헬스케어 분야는 7개로 나뉜다.
IPO 준비 기업으로는 △에이프릴바이오(항체신약개발) △원텍(의료기기) △디앤디파마텍(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일리아스바이오(엑소좀 플랫폼) △샤페론(면역질환신약개발) △쓰리빌리언(AI 유전진단) △한국코러스(CMO) △아리바이오(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에이치로보틱스(로봇 헬스케어) △보령바이오파마(백신) △올리브헬스케어(디지털 헬스케어) △퓨쳐메디신(유전체기반 신약) △루닛(AI 의료영상) △아벨리노랩(유전자가위) △동국생명과학(의료기기) △뉴라클사이언스(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등이다.
특히 보령제약과 동국제약의 관계사 및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와 동국생명과학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1년 설립된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개발 및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보령제약 일가가 보유한 직간접적 지분이 81.8%에 이른다. 특히 2014년 세포배양 일본뇌염백신, 2020년 DTaP-IPV(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예방), 2021년 A형간염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백신 시장 확대로 지난해 매출액 1154억원을 달성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2017년 설립된 동국생명과학은 동국제약 조영제 사업부문 및 의료기기 판매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이다. 조영제 비중이 기업 매출의 51.3%에 달한다. 모바일CT, 초음파 영상진단기기도 취급한다. 올해 매출이 1096억원이다.
중소바이오 기업 중에는 아리바이오가 눈에 띈다. 아리바이오는 국내 기업 최초 알츠하이머 치료제 미국 임상 2상을 완료했다. 다중표적 기술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 임상 2상에서 안전성과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 세계 최초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 임상에 참여한 데이비드 그릴리 워싱턴 의대 교수가 주도한 해당 연구 결과는 ‘2021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에서 발표돼 전세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회사 측은 내년 초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임상 3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제 단순 신약 트렌드나 기술이전 기대감을 넘어서 점차 혁신 데이터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신약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글로벌 업체와 견줄만하거나 세계 이목을 끌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