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김정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대선을 두달여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격 사면했다. 박 전 대통령 수사 주역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벌써부터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무부는 2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국정농단' 등 혐의로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2027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한명숙 전 총리를 포함해 3094명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복권 등을 오는 31일자로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복역을 마친 한 전 총리는 복권되고,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 4년8개월만에 풀려나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와 허리 질환 등으로 수술과 입원 치료를 거듭하다가 지난달 22일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국민 대화합의 관점"에서 두 사람에 대한 사면과 복권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국민 대화합'을 기대한 사면이지만 보수진영에는 정반대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수사한 윤 후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칠 경우 보수진영이 '탄핵의 강'으로 다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과거 친박 핵심으로 꼽혔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통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해도 야권에서 해결할 몫"이라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 발 더 나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명박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국민의힘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은 라디오에 나와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금 정도 시점에는 현 대통령께서 풀어야할 문제"라고 했다. 이와 관련,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 전직 대통령을 또 갈라치기 사면을 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며 "반간계로 야당 후보를 선택하게 하고 또 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기 하는 수법은 가히 놀랍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