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년 고용절벽 부르는 ‘일자리 미스매치’ 조속한 해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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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청년 고용절벽 부르는 ‘일자리 미스매치’ 조속한 해소를
  •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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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매일일보] 청년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2월 15일 발표한 ‘2021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9만5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5만3천 명(2.0%)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 10월(65만2천 명)보다 작았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5.5%로 전년 동월(2020년 11월 8.1%) 대비 2.6%p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월 9일 발표한 ‘2021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의 ‘코로나19 이후 고용회복 정도 평가’ 참고자료에서도 취업자 수(계절조정)는 지난 10월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작년 2월 수준의 99.9%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업자의 범위를 넓혀 잠재 경제활동인구, 추가로 일자리가 주어지면 일할 의향이 있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등까지 합한 확장실업률은 12.6%로 작년 2월(11.0%)보다 높았다. 게다가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고용 한파로 일자리 시장에서 낙오된 청년들이 ‘코로나 취포(취업 포기) 세대’로 전락하면서 고용 쇼크는 아직도 해소해야 할 과제로 현재진행형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비록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코로나19 사태나 경기 불황 탓만은 결코 아니다. 산업현장의 인력실태를 살펴보면 청년들은 일할 곳을 찾기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러한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는 청년 실업난의 핵심 원인이자 청년 고용절벽을 부르는 근인(近因)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근로조건 불만족으로 인한 ‘보상 미스매치’, 직무능력의 불일치로 인한 ‘업무 미스매치(mismatch)’, 채용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한 ‘정보 미스매치(mismatch)’가 더해지면서 이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청년실업률이 왜 다른 연령층의 실업률보다 현격히 높은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청년실업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근본적인 원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고용주와 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현상 심화에서 찾을 수 있다. 고용주에게는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는 많지만, 마땅히 쓸 만한 구직자가 없고, 구직자는 양질의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그러한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어 고용 부족과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이 병합되기 때문에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발생한다. 특히 첫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당분간 실업의 처지를 감수하고라도 원하는 직장을 찾을 때까지 구직활동을 계속하려는 성향이 강하여 청년층의 구직 소요 기간이 장기화한 데 있다.  고용시장의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는 악화 일로를 걷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 문제’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2020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부족률은 0.4%에 불과한 데 반해 중견기업은 0.8%, 100~299인 사업체는 1.6%, 30~99인 사업체는 3.0%, 10~29인 사업체는 4.3%를 나타내는 등 규모가 작을수록 부족률이 높게 나타나 중소기업 인력난(평균 부족률 3.1%)이 대기업 대비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19일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6월 기준 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을 보면 30~99인 중소기업에 다니는 경영 사무직 3년차 평균 임금은 2,586만9천 원으로 집계된 반면, 500명 이상 기업의 경영 사무직 3년 차 평균 임금은 5,436만7천 원으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청년일자리 문제의 일차적인 해법은 ‘구직자와 중소기업 간 미스매치(mismatch) 완화’에서 찾아야 한다. 먼저, 일자리의 83%를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이 활력을 회복해야 일자리도 살아날 수 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개별 중소기업의 선제적인 탈바꿈으로 좋은 인재들이 중소기업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구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2월 9일 발표한 ‘임금 불평등에서 기업의 역할(The Role of Firms in Wage Inequality)’이라는 보고서에서 “임금 격차의 3분의 1은 노동자 숙련의 차이가 아니라 기업 간의 임금 격차로 설명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녀 노동자 임금 격차의 75%는 같은 기업 안에서 비슷한 숙련도를 가진 남녀 노동자 사이에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간의 격차는 생산성 차이와 임금 결정력의 차이를 말한다. 따라서 교육이나 성인 학습 같은 노동자를 중심에 둔 정책에 더해 기업에 초점을 맞춘 정책도 추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하나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는 고질적 병폐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균형 문제’이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임금 격차가 크다. 통계청의‘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 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은 265만 원인데 비정규직의 청년 임금은 162만 원으로 정규직의 61% 수준에 그친다. 그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등 힘없는 노동자들은 차별과 갑질 등 억울한 일을 당하며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한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실현하려는 우리 사회의 합의는 요원하다. 청년들은 한정된 일자리 파이를 두고 경쟁하다 보니 머릿속에서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터무니없는 차별이 만들어지고 있다. 턱없이 낮은 임금은 물론 쉬운 해고, 부당한 업무지시, 무시·따돌림 등 차별적 태도, 연가·병가 등에 대한 부당한 제재와 눈치 주기, 폭언·욕설·조롱 등 언어폭력, 사적 심부름 등으로 고통받는 비정규직의 눈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 다른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는 심각일로(领会到节节高升)를 치닫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 문제’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월 3일 202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첫 '자연감소'를 나타내는 이른바 ‘데드 크로스(dead cross)’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수도권 인구는 급증하는 추세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50.0%에서 지난해 50.2%로 상승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2019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 격차는 매년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6년 1.6%p였던 수도권과 비수도권 취업률 차이는 2017년 2.1%p, 2018년 2.2%p, 2019년 2.7%p(수도권 68.7%, 비수도권 66.0%)로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지역 청년들은 구직도 수도권 진출도 매우 힘든 현실이다. 지난해 부산, 경남, 울산지역의 청년실업률은 각각 10.6%, 10.1%, 11.6%까지 치솟아 전국 평균 9.0%를 훨씬 웃돌았다.
한편,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면서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을 전공한 대졸자들이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공 불일치는 불황기에 대졸 취업자의 임금을 낮추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전공 불일치 근로자가 늘어날 개연성은 더더욱 높아만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부르는 ‘전공 불일치’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고의 교육과정에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직종 간 이동이 더 자유롭도록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 또한 미래 산업의 트렌드에 맞춰 대학의 학과와 정원도 더 유연하게 신축적이며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젠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자조적인 신조어가 우리 사회에 더는 유포되지 않길 바란다.  다행히도 정부는 2022년도 일자리 사업 예산을 31조 원대 규모로 확정했다. 내년 일자리 예산은 청년들 1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청년 일자리 도약장려금’ 신설을 비롯해 청년 중심의 고용회복과 취약계층 지원, 고용 안전망 확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월 12일 “내년도 정부 일자리 사업 예산은 31조1,331억 원 규모로 청년 중심의 고용회복, 산업구조변화 대응, 고용 안전망 확충 및 취약계층 지원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우선 취업 애로 청년 14만 명을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도약장려금'을 신설 5인 이상 중소기업에서 취업 애로 청년을 채용할 경우 월 80만 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고, 청년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선 청년내일채움공제는 기존 10만 명을 대상으로 1조4천억 원의 비용부담이 생기는 것을 내년에는 7만 명을 대상으로 1조3천억 원으로 줄여 기업자 부담도 낮춘다. 반면, 청년 취업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취업지원제도 Ⅰ유형 청년특례 지원대상을 10만 명에서 17만 명으로 확대한다. 국민 내일배움카드 발급 가능 시기도 대학 4학년에서 3학년까지로 확대하고, 현장 수요가 높은 K-디지털 트레이닝 및 K-디지털 크레딧 과정도 넓힌다. 또한 청년 직무훈련 및 일경험 기회 확대를 위해 '청년친화형 기업ESG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대학일자리센터를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로 개편해 취업 지원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325억 원을 투입해 총 100개소를 운영할 계획이며 특히, 폴리텍(공공), 특성화고 등 신기술 인력양성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그리고 우주산업·나노기술·게임산업·미래형 자동차 등 전략기술 분야 인력양성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산업에 적시 인력을 공급하고, 위기 산업 근로자에게 전직을 지원하기 위한 '노동 전환 지원사업'으로 사업주가 전직지원서비스 제공할 경우 1인당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하고, 46억 원을 투입해 노동 전환 지원센터(컨설팅 등)와 11억 원을 들여 노동전환 분석센터 등 인프라도 구축하고,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현장 맞춤형 특화훈련사업을 신설하는 것은 물론 신산업분야와 관련된 기업·대학·연구원의 인력양성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극히 소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소득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소득격차의 양극화를 줄이기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세금으로 뚝딱 만든 임시직·일용직 위주의 한시적 ‘관제(官製) 일자리’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결코 될 수 없다. 일자리가 최고의 사회안전망이라는 정책 접근은 청년고용대책의 기본원칙으로 견지돼야 하며, 돈 나눠주는 단기적 일자리보다 보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양질의 제대로 된 일자리를 발굴하고 창출하되, 근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원청과 하청 간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의 불균형 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정책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기업근로자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중소기업근로자의 세제지원, 재산형성 지원, 근로조건 개선 지원, 교육훈련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권한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고용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정규직 노동자의 경직적인 고용제도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경제위기로 민간부문 고용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도 제시됐듯이,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과 보건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공공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유연한 선제대응 기조만큼은 지속적으로 견지해나가야만 한다. 다만, ‘관제(官製) 일자리’는 고용시장과 통계 왜곡으로 비춰질 우려가 크고 비정상적인 실업급여 수급자를 양산해 자칫하면 고용보험제도의 근간까지 흔들 수도 있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과 지역을 직접 겨냥한 선별적 처방만으로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전히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큰 틀을 유지하되, 청년들이 원하는 장소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수도권에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청년들의 오늘 내일(my job)이 대한민국의 미래 내일(tomorrow)이다. 기업의 고용을 장려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중소기업의 우수한 일자리 창출 노력으로 모든 국민의 밝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꾸밈없는 젊음은 아름답지만 꿈이 없는 젊음은 가난하다.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도 꿈을 꾸기 위해서는 잠을 자야 하겠지만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깨어나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긴 터널을 지나 꿈을 펼치겠다는 희망을 담은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내일(my job)을 찾길 기대한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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