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공시가격이다.
올해 집값이 많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진행이 되면 내년 공시가격은 시세 상승보다 더 크게 상승해 국민들의 세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선을 앞두고 조세저항에 따른 민심이반이 부담스러운 여당은 올해 공시가격을 내년 공시가격에 한시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실질적인 동결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공시가격을 동결하면 세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좋기는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올해에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되신 분들은 깜짝 놀랄 만큼 늘어난 세 부담에 걱정이 많다. 사실 공시가격을 더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지 내려주겠다는 것은 아니며 한시적 동결이 끝난 2023년부터는 엄청난 상승이 될 것이다. 손 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며 이마저도 실현가능성은 낮다.
전년도 공시가격을 적용 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공시가격을 담당하는 정부부처에서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대선 이후 처리할 수 있지만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막상 대통령이 되면 후보시절 표심이 급해서 던진 공약도 아닌 발언까지 처리할지는 미지수다. 공시가격 동결이 어렵다고 느꼈는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려서 세부담을 낮추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시가격에 곱해서 부담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재산세의 경우 60%, 주택 종합부동산세는 원래 80%였지만 매년 5%p(포인트)씩 올려 내년에는 100%로 올라간다.
이걸 낮추겠다는 것인데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인 만큼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어 효율적인 대책이다. 물론 이것도 해야 하는 것이고 현재로서는 그냥 내부 검토안일뿐이다.
설사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해준다 해도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기초연금, 기초수급대상자 등 20곳이 넘는 과세 및 복지혜택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서로 입장이 다르지만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는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토지와 단독주택 개별공시가격을 결정한 표준공시가격 열람이 지난 23일부터 시작됐다. 토지공시가격의 지침이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는 내년 10.16%로 10%가 넘는 상승이 예상된다. 단독주택공시가격의 치침이 되는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6.8%에서 내년 7.36%로 더 높아지며 서울은 10.56%이다.
아파트 공시가격인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지금 상태로 가면 서울은 20%수준의 공시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여당에서는 공시가격 속도조절을 하겠다고 하지만 정부는 계획대로 공시가격 인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여름 설익은 1회뿐인 2+2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전세시장 혼란을 주고선 2년이 지나는 내년 여름 전세시장 문제가 예상되자 임대료 5%인상을 하지 않으면 1세대1주택 양도세비과세 2년 거주 요건 중 1년을 인정해주겠다는 뜬금없는 상생임대인 정책을 펴겠다고 한다.
실거주 1년만 필요한 분들이 얼마나 될까? 차라리 2년에 1년씩 4년 동안 임대료 안올리면 거주 2년을 다 인정해준다고 하면 상생임대인 생각은 해보겠다. 제대로 하려면 임대료 안올리는 기간 동안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시켜주면 깔끔하게 정리된다.
아무리 대선을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오락가락 흔들리는 뜬금없는 간 보는 부동산정책은 국민들을 너무 피곤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제발 내부에서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이 되면 그때 발표하고 바로 시행했으면 좋겠다.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