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정비연기·문제부품 사용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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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정비연기·문제부품 사용 '안전불감증'
  • 조성호 기자
  • 승인 2013.08.2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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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해소에만 치중 원전의 안전성은 소홀

[매일일보 조성호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전력난을 이유로 한빛원전 1호기의 예정된 정비 기간을 넘긴 채 가동을 연장하기로 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한국수력원자력이 한빛원전 1호기의 예정된 정비 기간을 넘긴 채 가동을 연장하기로 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영광 원전 전경.
특히 한수원이 고장 발생으로 부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된 중요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어 '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5일 한빛원전에 따르면 한수원은 26일로 예정됐던 한빛원전 1호기의 계획예방정비를 이틀 연기해 28일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1호기는 25일부터 자동감발을 시작해 26일부터 발전을 중단하고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정비 연기에 따라 1호기는 27일까지 발전을 지속한 뒤 출력을 감발해 28일부터 발전을 중단하고 계획예방정비를 시작한다.

한수원은 하절기 전력수급을 고려해 1호기의 계획예방정비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모든 호기에 대해 1년6개월 마다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계획예방정비는 60일 동안 핵연료인 플루토늄 보충과 함께 발전설비 전반에 거친 법정검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한수원이 법으로 정한 한빛원전 1호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를 예정대로 26일 실시하기로 했다가 하루 만에 전력난을 이유로 연기하면서 안전성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수원은 계획예방정비 연기에 따른 보도자료를 외부에 배포하면서 안전성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하절기 전력수급을 고려했다"고만 이유를 밝혔다.

설계수명이 40년인 한빛원전 1호기는 지난 1986년 상업가동을 시작해 올해로 27년째 운영중인 노후된 원전이다.

한수원의 '안전 불감증'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한수원은 지난 21일 발전이 중단됐던 한빛원전 6호기에 대해 고장이 발생한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전원차단기 상태지시등을 교체한 뒤 3일 만인 24일부터 발전을 재개했다.

6호기에 대한 발전 재개를 일사천리 진행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번 조사에서는 문제의 전원차단기 상태지시등이 설치된 전 발전소를 대상으로 확인 작업과 함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됐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번에 고장이 발생한 6호기에 대해서만 개선된 모델로 상태지시등을 교체했다.

고장이 발생했던 6호기와 같은 전원차단기 상태지시등은 한빛원전 5호기와 울진원전 5호기에도 같은 모델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한빛 5호기와 울진 5호기의 전원차단기 상태지시등을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교체한다는 방침이어서 문제의 부품이 당분간 계속해서 사용될 예정이다. 

각 호기당 4대가 설치된 원자로냉각재펌프는 원자로냉각재 계통의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며 전원차단기 상태지시등 고장으로 펌프가 정지할 경우 냉각재 유량 부족에 따른 원자로 발전정지와 과도상태가 나타날 수 있는 중요 부품이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한수원이 전력난 해소에 치중한 나머지 원전의 안전성은 소홀히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문제가 나타난 중요 부품을 고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 사용하는 것도 안전 불감증의 한 단면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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