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최근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폭염, 집중호우, 가뭄 등 이상기상이 전 세계적으로 상시화 되고 있다. 이상기상은 안정적인 식량 생산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농축산 분야에서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제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수립한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실현 농업기술 개발과 현장보급 추진전략’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오는 2050년까지 농식품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38% 감축(2018년 24.7백만 톤 대비) 목표를 세우고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농축산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이를 뒷받침하는 저탄소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조속히 확산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2050 탄소중립 실현 기술개발과 현장보급 추진전략’의 4대 중점 분야는 △온실가스 정보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통계자료 구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 확대 △농경지를 이용한 온실가스 흡수 기능 강화 △개발된 기술의 현장 확산 등이다.
이를 통해 탄소 발생 감축, 흡수원 강화 등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실천을 유도해 농축산 분야 탄소중립 이행에 기여하고자 한다.
먼저 온실가스 통계의 정확성을 향상하기 위해 우리나라 농업생산 환경을 반영한 국가고유계수를 2021년 34종(경종 28종, 축산 6종)에서 오는 2050년까지 64종으로 확대한다. 온실가스 배출 통계 및 산정방식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고 평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농축산 분야 주요 감축 수단인 가축 장내 발효, 논물 얕게 걸러대기 등의 메탄 배출계수를 추가로 개발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활용한다.
이와 함께 친환경농법인 무경운, 풋거름작물 재배, 돌려짓기(윤작)을 실천했을 때 농경지에 저장되는 탄소 축적계수를 개발해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필요한 통계자료를 확충하고 데이터를 표준화해 농림축산식품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탄소중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플랫폼을 오는 2027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둘째,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을 확대한다.
농업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연계한 논물 관리기술 현장 확산, 화학비료를 줄이기 위해 적정 비료사용 기준을 설정하고, 저탄소 유기농 기술의 현장 실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벼 중간물떼기 기간 연장(1~2주→2주 이상)과 논물 얕게 걸러대기 효과를 분석하고, 영농 현장 보급을 확대(면적 0%→10%)한다. 이를 통해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감축하고, 벼 재배농법 디지털화를 통해 체계적인 물관리 기반을 구축한다.
또한 질소비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적정 비료 사용기준 설정 작물을 확대(2025년, 246 작물)하고, 영농 현장 활용을 위한 기술지원을 강화한다.
이밖에도 화학비료 대체 가능한 녹비작물 선발과 수입 유박 대체 국내 유기자원을 활용하고, 화학비료를 적게 주고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벼 품종인 ‘그린라이스’를 개발·보급해 환경친화적 농업을 확산한다.
축산 분야에서는 탄소배출 최소화를 위한 가축분뇨 자원순환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확산하고 국산 메탄 저감제 개발, 저단백질 사료 급여 기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과학적 정밀 사양관리 기술 보급을 확대한다.
가축분뇨를 활용해 고체연료 펠렛과 수소, 일산화탄소의 혼합가스인 합성가스를 만들어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촉진한다.
또한 한우, 젖소 등 반추 가축의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민간과 적극 협력해 메탄발생 저감 사료를 개발하고, 오는 2025년에는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과 사료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한우 사육 기간을 31개월에서 3개월 단축한 기술을 보완해 축산 현장에 확대 보급한다.
또한 축종별 영양소 및 사료 급여 조절을 통한 저탄소 사양기술을 개발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축사 확대 등 저탄소 가축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농업적 이용 확대와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고, 고효율 에너지기술 실용화를 통한 보급을 확대한다.
태양광·열, 지열 등 복합 열원을 이용한 농업용 냉난방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한다. 배출 양액, 바이오가스 등 농업부산물을 이용해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연구도 추진한다.
또한 농업시설의 보온, 단열 성능을 향상시키는 소재를 현장에 보급해 온실 난방 에너지를 절감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냉방 에너지 소비 효율화 및 절감 기술을 개발한다.
세 번째, 농경지 온실가스 흡수 기능을 강화한다.
바이오차 투입, 피복작물 재배 등을 통해 토양 탄소 저장 능력을 향상시킨다. 과수 바이오매스 등 신규 흡수원을 발굴하고 적용하는 등 농경지 온실가스 흡수 기능을 강화한다.
또한 바이오차의 토양개량제로써 효과를 검증하고 적정 사용기준을 마련해 농경지에서의 활용을 확대한다.
이밖에도 유기물, 무경운, 동계 피복작물 등 영농 기술별로 토양의 탄소 저장능력과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평가해 저탄소 농법의 효과를 현장에 확산한다.
농경지 탄소저장을 위한 실천 지침서(매뉴얼)도개발해 지방자치단체나 현장에서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참여도가 높은 농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과수나무의 탄소 흡수량을 평가해 농업 분야에서 새로운 탄소 흡수원으로 활용하고, 시설원예에서 이산화탄소 이용 확대 및 현장 활용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탄소 저감 기술을 현장 확산한다.
중앙-지방-민간협력을 통해 저탄소 농업기술을 농업 현장에 확산시키고, 자발적 탄소중립 실천 운동을 전개하면서 교육과 인식 확산도 강화한다.
논물관리, 바이오차 활용 등 이미 개발된 감축기술을 시범사업과 연계하고, 감축기술의 현장 실증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 성과가 현장에 조기 확산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실용화재단-지방농촌진흥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우수한 민간 기술에 대한 사업화를 적극 추진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농업인 단체와 함께 탄소감축을 위한 ‘3고(올리고, 내리고, 유지하고) 실천 운동’을 전개한다. 농업인에게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도원 시군 센터 연구, 지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해 인식확산에 나선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은 “탄소중립은 농업 전반에 대전환을 요구하는 도전적인 과제이지만 꼭 실행돼야 한다”면서 “특히 농업은 탄소 배출원이자 흡수원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청장은 “농촌진흥청은 탄소중립에 필요한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2022년에 268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고 매년 투자를 늘리는 한편, 탄소중립 연구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농축산 분야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